[정치 그게 이렇군요]민주 새대표 '힘 代表' 될까

  • 입력 2000년 12월 18일 18시 41분


서영훈(徐英勳)대표 후임 인선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민주당 내에서는 총재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과연 ‘대표 중심체제 당 운영’에 걸맞은 권한이양까지 허용할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표 중심체제 당 운영’은 당이 대표 중심으로 운영되어야 홀로 설 수 있고, 그래야 김대통령의 정치적 부담도 덜어 줄 수 있다는 논리에서 출발하고 있다. 물론 그 바탕에는 대표 중심체제가 되어야 ‘DJ당’이라는 이미지를 벗을 수 있고, 경선을 통해 선출된 최고위원들도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속내도 깔려 있다.

권한이양을 요구하는 형태는 다양하다. 일부 최고위원들은 ‘대표 및 최고위원들이 인사를 포함해 당무 전반에 걸쳐 권한을 행사토록 해야 한다’고 김대통령에게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천(朴相千)최고위원은 특히 “협의기구로 돼 있는 최고위원회의를 심의기구화해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내에선 대체로 △대표에게 당직 인선권과 정책결정권을 주는 방안 △최고위원회의가 인사권 정책결정권은 물론 공천권까지 갖는 방안 △당직 인선권은 대표, 주요 정책결정권과 공천권은 대표를 포함한 최고위원, 대야관계와 당무현안은 원내총무가 분점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처럼 당에 권한을 대폭 이양할 경우 당이 사실상 최고위원들의 계보정치로 운영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들이 “총재의 당적 이탈 요구나 마찬가지”라며 난색을 표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따라서 관계자들은 ‘대표에게는 중하위 당직 인사권을 주고, 최고위원회의는 활성화’하는 선에서 권한이양 문제를 매듭지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창혁기자>c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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