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중순으로 예정된 민주당 원내총무 경선을 앞두고 후보 중의 한 사람으로 꼽히는 중진의원은 총무 경선 얘기가 나오자 손부터 내저었다. 전혀 생각이 없다는 뜻이었다.
김중권(金重權)대표 체제 출범 이후 당 4역 중 3역에 대한 인선이 끝나고 경선을 통해 선출하는 총무자리만 남았으나 당의 분위기는 경선 열기가 뜨거웠던 종전과 달리 썰렁하기만 하다. 중진들의 출마기피 현상 때문이다. 25일까지 출마 의사를 밝힌 의원은 김덕규(金德圭·4선) 이상수(李相洙)의원뿐이다.
당초 유력한 후보 중의 한 사람으로 꼽혔던 김원길(金元吉)의원은 이미 “당직은 맡지 않겠다”고 선언해 버렸다. 16대 원 구성 직후 총무 경선에 출마했던 임채정(林采正) 장영달(張永達)의원도 경선에 나설 생각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중진들의 이같은 총무자리 기피 현상에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는 듯하다.
여소야대 구도에서는 총무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그러다 보니 개인적으로 ‘득보다 실’이 많은 결과를 낳게 된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 등 주요 당직이 초재선의원 중심으로 짜인 데 대한 반감 탓도 있는 것 같다. 여기에 “그래, 내가 김중권 대표 밑에서 원내총무를 해야 하느냐”는 반발기류도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당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러다 보니 최근엔 경선 유보론까지 나오고 있다. 박상규(朴尙奎)사무총장은 “정균환(鄭均桓)총무의 임기가 1년 이상 남았고, 새 총무로 여야협상을 하려면 어려운 것 아니냐”고 말해 현 정균환 총무 체제를 유지할 뜻도 있음을 내비쳤다.
<박성원기자>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