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그게 이렇군요]설연휴 이후 정국 어떻게 될까

  • 입력 2001년 1월 25일 18시 37분


설 연휴 후에도 ‘얼음장 정국’은 풀리지 않았다.

검찰이 한나라당 강삼재(姜三載)부총재를 불구속 기소, 여야 모두 강부총재 체포동의안 처리 문제로 인한 부담을 덜긴 했다. 그러나 야당은 정부가 설 연휴 직전 ‘안기부 돈 선거자금 유입’ 사건과 관련해 국고환수 소송을 낸데 발끈, 다시 전의(戰意)를 다지는 모습이다.

▼야 "국고환수소 초강력 대응"▼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25일 서울 근교에서의 휴식을 마치고 가회동 자택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구체적인 정국 구상은 밝히지 않았다.

주요 당직자들의 발언으로 미루어볼 때 이총재의 심기는 오히려 더 불편해 진 것 같았다. 특히 정부의 국고환수 소송에 대해선 당에 초강력 대응을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김기배(金杞培)사무총장은 25일 당직자 회의에서 “그 사람(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지금 민주주의를 하고 있느냐”며 거칠게 여권을 비난했다.

정창화(鄭昌和)원내총무는 “공적자금 청문회를 다시 열어야 한다”고 여권을 압박했고, 목요상(睦堯相)정책위의장은 “동서고금을 통틀어 전례가 없는 여당의 횡포에 대해 모든 것을 걸고 투쟁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 모금 운동’ 얘기까지 나왔다.

그러나 어차피 국고환수 소송은 당장 무슨 결론이 나는 것도 아니고 시일이 오래 걸리는 만큼 한나라당의 태도 역시 조금씩 누그러질 것이라는 게 여권의 전망이다. 한나라당 내에서도 이총재가 특별한 정국 반전(反轉)의 카드를 꺼내 놓기 어려운 상황이라 당분간 소강 국면이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여야총무 정국정상화 논의▼

민주당도 비슷한 판단을 하고 있는 듯 하다.

이날 예정에 없이 소집된 간부회의에서도 전날 있었던 민주당 정균환(鄭均桓)―한나라당 정창화총무간 전화 접촉 결과 보고와 함께 정국 정상화의 필요성이 논의됐다는 후문이다. 김영환(金榮煥)대변인은 회의 브리핑을 통해 “제발 좀 싸우지 말고 오순도순 정치를 해 나갈 수는 없는가 하고 바라는 것이 민심”이라며 “야당과의 대화를 통해 국회를 정상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말했다.

강삼재부총재 체포동의안이 자연스럽게 해결됐을 뿐만 아니라 안기부자금 수사에 대해 극력 반발하던 김영삼(金泳三)전 대통령측과의 얽혔던 실타래도 풀릴 조짐이 있어 정국 정상화의 걸림돌들이 제거되고 있다는 게 여권 인사들의 생각인 듯하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검찰 조사를 받았던 이원종(李源宗)전대통령정무수석―홍인길(洪仁吉)전대통령총무수석 등과 전화를 했는데 분위기가 좋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다만 안기부 자금의 국고환수를 강력히 주장해 왔기 때문에 ‘관성’으로 미루어 다소간 시간 여유가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분위기다.

<김창혁기자>c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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