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그게 이렇군요]임시국회 대표연설 뭘 담나

  • 입력 2001년 2월 4일 18시 34분


《1월 한달 내내 정쟁(政爭)으로 시간을 허비한 여야가 5일부터 임시국회를 열고 본업인 의정활동을 재개한다. 여야는 이번 임시국회에서 저마다 민생 챙기기에 주력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높다.

6일부터 시작되는 여야 3당의 대표연설에서 각 당의 정국운영 방향이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원외인 김중권(金重權)대표를 대신해 대표연설을 맡게 된 한화갑(韓和甲)최고위원은 지역간 계층간 화해와 협력을 키워드로 잡고 있다.

남북 화해협력 시대를 맞아 지역갈등을 치유하고 계층간의 격차와 갈등의 골을 메우는 작업을 통해 국민적 에너지를 결집하자고 호소하겠다는 것.

국가보안법 개정 등 개혁입법은 분명히 처리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하되, 처리 시기는 못박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안기부 돈’ 사건에 대해선 철저한 진실규명과 함께 당당하고 엄정한 처리를 거듭 강조할 것으로 전해졌다.

연설 준비팀장인 이낙연(李洛淵)제1정조위원장은 “전체적으로 국민에게는 따뜻하고 부드럽게, 정치권에 대해서는 엄정한 내용으로 연설문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정쟁중단 △경제회복 및 민생 살피기 △정치보복 금지 △선거법 정치자금법 정당법 등 개정 △부정부패방지법 등 개혁입법 연내 마무리 등을 연설의 골자로 잡고 있다.

‘안기부 돈’ 사건에 대해선 정치 지도자의 비자금을 함께 조사하기 위해 특검제를 도입할 것을 재차 촉구할 예정이다.

연설 준비에 참여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민생을 외면한 여야의 무한정쟁은 정치권 전체의 공멸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민생 복귀를 제안할 것”이라며 “특히 과거의 정치자금은 특검제로, 미래의 정치자금은 정치자금법 등 관련 제도를 바꿔 해결하자는 제의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연설 준비엔 최병렬(崔秉烈)부총재와 맹형규(孟亨奎)기획위원장 이한구(李漢久)제2정책조정위원장 유승민(劉承旼)여의도연구소장 등이 참여하고 있다.

▼자민련▼

김종호(金宗鎬)총재권한대행은 민심회복을 위한 경제정책 대안을 제시하면서, 남북문제 등과 관련해서는 자민련의 정체성과 색깔을 분명히 할 생각이다.

김대행은 “국민의 정부를 끝까지 성공시킨다는 책임의식을 갖고 경제회복 방안과 중산층 및 서민보호를 위한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며 “그러나 국가보안법 개정은 공동정권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지금은 논할 때가 아니라는 분명한 소신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송인수·윤종구·박성원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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