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부분 장관급회담 의제▼
김장관은 김국방위원장을 만난 일도 없고 북측 관계자들과의 7차례 회담에서도 정치적 의제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가 이번에 합의한 사항이라고 밝힌 내용 대부분이 장관급회담 등에서 이미 논의됐던 의제라는 점에서 실제 방북목적에 대해 여전히 의구심을 갖게 한다.
▼남측 새로운 제의 있었나▼
우선 김장관은 문화교류를 위해 방북했다고 밝혔지만 북측은 준비가 돼있지 않았다는 느낌이다. 이는 남북이 합의문을 만들지 못한데서도 엿볼 수 있다. 이에 대해 김장관은 “북측이 합의문 작성을 부담스러워 했고 남측 제의에 대해 내부 토론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장관이 북한에 가기 1주일전에 방북사실을 발표했고 북측 초청장을 받기 전에 의제에 대한 기초협의를 했을 것이란 점을 고려할 때 북측이 ‘뭔가 새로운’ 남측 제의를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지 않았느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는 그의 방북 성과가 극히 제한적이며 그나마 현대가 북측과 합의했던 것들의 재탕(再湯)이 많다는 점에서도 뒷받침된다. 그나마도 구두(口頭) 합의였다고 밝혀 실제 문화교류는 부차적 안건이 아니었느냐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송호경-권민과 나눈 대화는…▼
다음으로 김장관과 회담한 북측 인사들이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켰던 송호경(宋浩景)아태평화위 부위원장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3월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비밀리에 열렸던 정상회담 특사접촉에서 총괄 실무를 맡았던 권민(權珉)아태평화위 참사도 5차 장관급회담 대표단에서 빠지고 평양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권참사는 정상회담이후에도 각종 남북회담에 대표로 참석해 남측과 실무조율을 해와 남측에서 주목받아 왔다.
이 때문에 정부가 15일 “김장관의 방북에 대해 숨기는 게 없다”고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방북 목적에 대해 여전히 추측들이 난무하는 실정이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