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자민련 민국당 등 여 3당은 25일 국정협의회에서 재원 문제를 감안해 법 시행 시기를 2년 늦추기로 했으나 소관 상임위인 국회 환경노동위 의원들은 다른 소리를 했다.
신계륜(申溪輪·민주당) 의원은 시행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고 말했고 조희욱(曺喜旭·자민련) 의원은 법 개정 자체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한나라당은 당론으로 여권 3당의 2년 유보에 반대했다. 재원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한시적으로 국고에서 비용을 부담하면 된다는 주장이었다.
환노위 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미리 대책을 세웠어야지 이제 와서 재정 문제를 거론하면 어쩌자는 거냐”며 김호진(金浩鎭) 노동부장관을 집중 추궁했다.
▽유용태(劉容泰·민주당) 위원장〓법 시행을 하려면 비용이 얼마나 드나. 또 재원을 마련할 대책은 있느냐. 국장들을 통해 엉터리 숫자나 늘어놓지 말고 오늘은 장관이 직접 말해라.
▽김문수(金文洙·한나라당) 의원〓고용보험에서 재원을 부담하면 2003년부터 적자를 본다고 했는데, 어느 정도 부담할 수 있느냐.
▽김 장관〓우리 추계로는 5년이다.
▽김 의원〓언제 시행해야 하나. 다른 재정을 절약해서라도 국고에서 지원해 시행해야 하지 않는가.
▽김 장관〓당과 관련 부처와 협의해 봐야 한다.
▽신계륜 의원〓정부가 소신을 갖고 일해야 한다. 처음에는 1년 소요액이 300억원이라고 하더니 왜 갑자기 2000억원, 3000억원으로 늘어났나.
▽조희욱 의원〓고용보험은 실업자 대책용이지 출산휴가비 주라는 게 아니다. 휴가도 좋지만 돈이 있어야 놀 수도 있는 것 아니냐.
▽전재희(全在姬·한나라당) 의원〓어떤 경우에도 정부가 발표하고 준비한 대로 7월1일부터 시행해야 한다. 장관 말대로 일단 5년 동안 고용보험으로 부담하고 그 후엔 건강보험으로 넘기면 되지 않나.
▽김 장관〓개정 법에 부칙을 달아야 한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출산휴가 확대'땐 얼마나 들까▼
모성(母性)보호 관련법의 시행 시기는 물론 시행에 소요되는 비용이 얼마나 들며, 누가 부담할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다.
늘어나는 산전 산후 휴가와 육아 휴직 등에 소요되는 비용의 경우 민주당은 고용보험과 일반회계에서 반반씩 부담토록 하자고 주장하는 반면, 한나라당은 건강보험과 일반회계에서 반반씩 부담토록 하자고 주장한다.
그러나 민주당과 자민련이 고용보험 재정 고갈 우려를 이유로 시행을 2년 유보키로 하자 한나라당은 “정 그렇다면 당분간 전액 일반회계에서 부담토록 하자”고 수정안을 제시했다.
또한 재계는 시행 첫해에만 총 8500억여원의 추가 비용이 들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고, 자민련은 이를 시행 유보 근거로 내세웠다. 노동부는 내년부터 시행할 경우 내년엔 2672억원이 소요되고 2005년엔 4894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재계와 노동부가 출산 휴가와 육아 휴직을 이용하는 근로자 수 등을 부풀리는 등 과대 추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 소속 한나라당 오세훈(吳世勳) 의원은 “노동부는 매년 육아 휴직 신청률이 10%씩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는데, 국내 기업 풍토 등을 고려할 때 이는 지나치다”고 말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