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의 방한 목적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2일 부시 대통령이 천명한 미사일방어(MD)체제 구축에 대한 미국의 입장 설명이다. 또 하나는 한미간 주요 현안, 특히 대북정책에 대한 의견 조율이다.
미측의 무게중심은 단연 MD체제에 대한 한국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데 있다. 미측이 아미티지 부장관 일행의 방한 일정을 MD체제 추진 발표 이후에야 우리 측에 정식 통보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아미티지 일행이 이번 방한에서 MD체제에 대한 구체적인 제의를 해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MD체제 추진에 대한 미측의 충분한 설명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미측이 MD체제에 대한 공개적 지지를 요구하거나 구체적 제안을 해올 가능성에 대한 대비책도 세워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정부의 최대 관심사는 미측의 대북정책 검토 결과에 우리측 입장이 얼마나 반영되느냐이다. 특히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상호보완적 발전을 위해 조속한 북―미대화의 재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힐 예정이다.
문제는 MD체제 추진과 북―미대화 재개는 상충되는 면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불량국가’의 핵공격 등에 대비하기 위해 MD체제를 추진하겠다는 미국이 북한과 미사일 협상 등에 적극성을 보일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들의 방한이 한미간 ‘동상이몽’을 확인하는 데 그칠 수도 있다.
<부형권기자·워싱턴〓한기흥특파원>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