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인사는 총장을 제외한 검사장급 이상 고위 간부 39명 전원과 재경 지청장, 지검 차장 등 중견간부 거의 전원이 승진 또는 전보되는 대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후속 인사의 뼈대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집권 후반기의 ‘친정체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신임 장관이 당적 변경이나 노선 이탈 없이 김대통령에게 ‘의리’를 지켜온 정치인 출신인데다 신 총장 내정자도 대통령의 최측근 인맥이기 때문이다.
정부 여당으로서는 임기 후반에 접어들면서 사정(司正)의 고삐를 죄고, 차기 대통령선거를 준비하기 위해서라도 친정체제의 구축은 필수적이라는 판단을 했을 법하다.
비호남출신 장관이 들어선 데 대해 검찰 내부에서는 호남출신 검사들이 오히려 안도하는 분위기다. 장관직이 비호남 출신에게 돌아간 만큼 후속인사에서는 ‘호남 편중’이라는 부담에서 벗어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에서다.
인사의 관건은 신 총장 내정자 바로 아래 기수인 사시 11회 출신 간부 4명의 거취문제. 이명재(李明載) 서울고검장과 김경한(金慶漢) 법무부 차관, 김영철(金永喆) 대구고검장, 제갈융우(諸葛隆佑) 대검 형사부장 등 이들 4명의 간부는 공교롭게도 모두 대구 경북(TK)출신이다.
후속인사에서 고검장 가운데 실질적인 서열 1, 2위인 법무부 차관과 대검 차장에 이들보다 후배기수인 사시 12회가 임명될 경우 4명 중 적어도 2명은 용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인사폭을 넓히고 친정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이 같은 인사가 단행될 것이란 얘기다.
이를 전제로 사시 12회의 김승규(金昇圭) 대검 공판송무부장과 임휘윤(任彙潤) 부산고검장, 이종찬(李鍾燦) 광주고검장 등이 법무부 차관에, 김각영(金珏泳) 서울지검장이 대검 차장에 거론된다.
그러나 이런 인사구도는 검찰조직의 안정을 해치고 지역편향 구도를 심화시킬 것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를 근거로 사시11회의 김경한 차관이 대검 차장에 기용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검찰 선후배에게서 신망이 두터운 이명재 고검장이 상징적으로라도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가장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는 자리는 ‘검찰의 꽃’으로 불리는 서울지검장 자리. 김대웅(金大雄) 대검 중수부장과 김학재(金鶴在) 법무부 검찰국장의 ‘양김’ 대결로 압축되는 양상이다. 김 검찰국장은 법무부 차관 얘기도 있다.
대검 중수부장에는 사시 14회의 특별수사통인 유창종(柳昌宗) 대검 강력부장과 정홍원(鄭烘原) 광주지검장이 유력하다. 여기에 대검 수사기획관과 서울지검 3차장을 나란히 지낸 사시 15회의 김규섭(金奎燮) 대전지검장과 이정수(李廷洙) 대검 기획조정부장이 다크호스로 등장하고 있다.
법무부 검찰국장에는 14회의 김진환(金振煥) 대구지검장과 15회의 박종렬(朴淙烈) 법무부 보호국장이, 대검 공안부장에는 장윤석(張倫碩·14회) 법무부 기획관리실장과 정진규(鄭鎭圭·15회) 울산지검장이 거명된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
검찰 수뇌부 명단 및 후속인사 예상 | ||||
고시 또는 사시 회수 | 이름 | 직책 | 출신지 | 예상 직책 |
고시 15회 | 安東洙 | 법무부장관 | 충남 | - |
사시 8회 | 朴舜用 | 검찰총장 | 경북 | 25일 퇴임 |
〃 9회 | 愼承男 | 대검차장 | 전남 | 검찰총장 내정 |
〃 11회 | 李明載 | 서울고검장 | 경북 | - |
金慶漢 | 법무부 차관 | 경북 | 대검 차장 | |
金永喆 | 대구고검장 | 경북 | - | |
諸葛隆佑 | 대검 형사부장 | 경북 | 고검장 승진 | |
〃 12회 | 韓富煥 | 대전고검장 | 서울 | - |
任彙潤 | 부산고검장 | 전북 | 법무 차관 | |
李鍾燦 | 광주고검장 | 경남 | 법무 차관 | |
金珏泳 | 서울지검장 | 충남 | 대검 차장 | |
趙俊雄 | 인천지검장 | 경남 | - | |
金昇圭 | 대검 공판송무부장 | 전남 | 법무 차관 | |
〃 13회 | 金大雄 | 대검 중수부장 | 전남 | 서울지검장 |
金鶴在 | 법무부 검찰국장 | 전남 | 서울지검장 또는 법무 차관 | |
金源治 | 대검 감찰부장 | 제주 | - | |
宋光洙 | 부산지검장 | 경남 | - | |
鄭忠秀 | 수원지검장 | 전남 | - | |
明魯昇 | 법무부 법무실장 | 충남 | - | |
〃 14회 | 金振煥 | 대구지검장 | 충남 | 법무부검찰국장 |
金永珍 | 창원지검장 | 경남 | - | |
鄭烘原 | 광주지검장 | 경남 | 대검 중수부장 | |
張倫碩 | 법무부기획관리실장 | 경북 | 대검 공안부장 | |
柳昌宗 | 대검 강력부장 | 충남 | 대검 중수부장 | |
李範觀 | 대검 공안부장 | 경기 | 수원지검장 | |
〃 15회 | 朴淙烈 | 법무부 보호국장 | 전남 | 법무부검찰국장 |
金奎燮 | 대전지검장 | 전남 | 대검 중수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