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장관은 문제의 자료를 본 적도 없다고 해명했으나 주요 관련자들의 주장이 번복되거나 서로 엇갈리고 있어 의혹이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누가 썼나〓자료 배포와 관련된 인물은 안장관을 포함해 안장관의 지구당 사무실 여직원과 J국장 그리고 이 사무실과 같은 건물에 있는 이모 변호사 등 4명.
핵심 관심사는 안장관이 직접 이 자료를 작성했는지의 여부. 여직원은 21일 오후에는 “장관님이 직접 컴퓨터로 작성한 문서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여직원은 상황이 악화된 이후인 22일 오전 10시경에는 “내가 장관님의 데스크톱 컴퓨터로 문서를 타이핑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문서 2장 중 앞장(충성을 다하겠다는 내용)은 이변호사가 적어준 내용이고 뒷장은 장관님 사무실 책상 위 종이에 적혀 있던 내용을 그대로 옮겼다”며 “뒷장을 누가 썼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변호사는 21일 오후 6시반경에는 “내가 자료 2장을 직접 손으로 써 여직원에게 타이핑을 맡겼다”며 여직원과 다르게 해명했다.
그러나 이변호사는 22일 오후에는 “어제는 타이핑된 문건을 직접 보지 못했고 경황이 없었다”고 번복, 여직원의 달라진 해명과 같은 주장을 폈다.
J국장은 21일 오후에는 “장관님이 컴퓨터로 직접 작성한 문서를 인쇄한 것”이라고 말했다가 22일 오전에는 “너무 바빠서 여직원에게 묻지 않고 장관님이 직접 작성했을 거라고 생각해 그렇게 말했다”고 발을 뺐다.
따라서 24시간도 지나지 않아 이들의 말이 왜 뒤바뀌었는지, 또 관련자들의 처음 주장에 왜 차이가 나는지 등이 밝혀져야 의혹이 풀릴 것으로 보인다.
▽왜 만들었나〓여직원은 21일 “장관님이 오늘 오후 1시반경부터 2시까지 직접 문서를 작성하다 나중에는 요점만 정리해 급하게 사무실을 떠났다”고 말했다.
이 여직원의 최초 설명이 사실일 경우 안장관이 취임사 요지와 장관임명식에서 대통령에게 말할 내용을 한 장씩 정리하다 오후 3시에 열린 청와대 임명장 수여식에 가기 위해 자리를 떴을 가능성이 높다.
안장관은 임명식이 끝난 직후인 오후 5시반 경기 과천시의 법무부 청사에서 있은 취임식에 참석해야 했기 때문에 그 준비를 청와대로 출발하기 전 모두 끝내려 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배포된 자료 중 뒷장의 내용과 공식 취임사가 여러 부분 일치했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