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낭독에 참여한 정범구(鄭範九) 의원은 ‘비공식 라인이 개입했다는 증거가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황증거만 있다”며 비공식 라인의 실체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성명서 내용도 모호한 대목이 없지 않다. ‘만일, 비공식 라인에 의존하고 있다면’이라는 가정법을 사용한 것으로 보아 비공식 라인이 개입했다는 명백한 증거를 가지고 있지는 못한 듯했다.
당내에서는 이들이 지난해 12월 1차 당정쇄신 요구 때 타깃으로 삼았던 동교동계 구주류를 지칭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았다. 또 청와대에 있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몇몇 측근을 겨냥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당내 개혁의원 모임인 ‘열린정치포럼’과 김중권(金重權) 대표의 23일 만찬에서도 김 대통령의 측근그룹에 대한 성토가 적지 않았다는 후문. 이에 대해 청와대의 한 핵심관계자는 “안 전장관의 인선은 공식 라인에서 이뤄진 것이 분명한데 무슨 비공식 라인이냐”며 “상황을 정확히 알고 이야기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