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을 지려 해도 퇴로가 있어야 할 것 아니냐.”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최고위원이 30일 안동수(安東洙) 전 법무부장관 인사파동 등과 관련해 대통령 비서진의 책임론을 공개 거론한 데 대해 청와대 관계자들은 답답함과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얘기를 듣겠다”며 공식적인 언급은 피했다. 그러면서도 한 최고위원이 누구를 지목해 책임론을 제기했는지에 대해서는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인사검증에 공식적으로 관계하고 있는 청와대 비서진은 뻔하기 때문이다.
퇴로가 없다는 것은 현 청와대 비서진을 교체한다 해도 집권후반기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곁에서 잘 보좌할 수 있는 사람들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였다. 이 말에는 의원 배지까지 떼고 청와대에 들어온 사람들에 대한 배려도 담겨 있다.
뿐만 아니라 청와대 관계자들은 당 진용 개편 또한 차기 대선구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손대기가 어려운 문제라고 말하고 있다. 당내 대선예비주자들 간의 경쟁구도를 고려하면 당 지도부 교체는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라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일반적 시각이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