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그게 이렇군요]與 '재선그룹' 사면초가

‘정풍(整風) 운동’을 주도해온 초재선 소장파 의원들이 급속한 핵분열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정동영(鄭東泳) 천정배(千正培) 신기남(辛基南) 의원 등 재선그룹 핵심들이 당 지도부와 동교동계는 물론 일부 초선의원들로부터 3각 협공을 당하고 있다.

결정적 계기는 4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국정개혁 구상을 밝히겠다고 약속했는데도 바로 다음날인 5일 초재선 의원 12명이 다시 만나 거듭 인적 쇄신을 요구하면서 간사와 대변인을 뽑는 등 세력화 조짐을 보인 것.

이후 서명파 초재선 의원들 간에는 쇄신운동의 궁극적 목표를 둘러싸고 논란이 불붙었고 장성민(張誠珉) 김성호(金成鎬) 의원 등 일부 초선의원들은 정 최고위원 등 재선의원들의 정치적 의도에 의구심을 나타내면서 결별을 선언하고 나섰다.

특히 장 의원은 “대통령의 약속이 있었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세력화를 도모하는 것은 어려운 때 대통령의 통치권에 흠집을 내는 행동인데다 권력투쟁에 이용될 가능성도 있어 쇄신운동의 순수한 뜻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재선그룹을 정면으로 비난했다.

또 박상규(朴尙奎) 사무총장은 7일 정풍운동에 참여한 소장파 의원 13명과 점심을 함께 하면서 소장파 의원들이 “대통령의 13일 기자회견을 지켜보겠다”고 하자 “대통령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며 자중자애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대응을 자제해온 동교동계 중앙당 부위원장들도 이날 모임을 갖고 “일부 초재선 의원들의 집단행동은 명백히 항명행위”라고 규정하면서 당 윤리위 회부 등 집단행동 의원들에 대한 징계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창혁·윤영찬기자>ch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