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그게 이렇군요]'제주해협 통과 이면합의' 논란

한나라당은 이달 초 영해를 침범한 북한상선이 한국 해군 및 해경과의 교신에서 제주해협 통과를 지난해 6·15 남북정상회담에서의 합의사항인 것처럼 주장한 것과 관련해 14일 남북 이면합의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한나라당은 영해를 침범한 ‘청진2호’측이 2일 해군 함정과의 교신에서 ‘저희는 단독으로 항해하는 것이 아니며 각종 항해 침로는 사전에 상부와 연락하여 결정되기 때문에 제주 북단으로 항해하겠다’며 상부 지시를 여러 차례 강조한 것을 근거로 들었다. 상선 차원에서 6·15 합의 사실을 언급했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게 한나라당의 주장이다.

김기배(金杞培) 사무총장은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이 정권은 남북협상의 모든 내용을 국민에게 공개하지 않고 하나하나 꺼내는 경우가 많았다”며 “만약 북한상선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는 국기를 뒤흔드는 중대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비료 쌀 같은 것을 북한에 보낼 때도 이것이 이면합의에 의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많았다”며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나서서 해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임동원(林東源)통일부장관은 “6·15 정상회담에선 이 같은 세부적인 문제까지 논의할 수가 없다”며 “북측 선원이 상부의 지시를 받았는지 아니면 곤란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그런 말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정상회담에서 그런 사안을 논의한 적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국방부는 북한상선과의 교신내용이 유출된 경위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한 고위관계자는 “3급 군사비밀에 해당하는 문건이 외부에 공개된 것은 국가기강과 관련된 문제”라고 말했다.

<송인수·김영식기자>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