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당국자는 “14일 판문점 남북연락관의 전화통화 과정에서 북측이 15일에 보낼 메시지가 있다고 통보함에 따라 우리도 대북전통문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의 소강상태에도 불구하고 남북간 대화 의지와 채널은 살아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각에선 양측이 물밑접촉을 통해 사전교감을 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북측은 전통문에서 공동선언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누누이 강조하고 있다. 그것이 북측의 진의라면 향후 남북관계는 상당한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남북 공동선언을 우리민족 ‘공동의 이정표’라고 밝힌 대목에 의미가 있다”며 “이는 공동선언에 명시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까지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북측이 메시지에서 ‘외부의 간섭을 배격하고’ 자주적으로 남북관계를 풀어나가자고 한 것은 ‘미국에 끌려 다니지 말라’는 얘기나 다름없어 대화가 재개되더라도 이 문제가 장애가 될 가능성은 있다.
한편 북한이 발신자로 장관급회담의 북측 대표단장인 전금진(全今振) 내각책임참사의 이름을 명시하지 않고 ‘북남상급회담 북측 대표단 단장’이라고만 한 것은 북측도 대표단장(수석대표) 교체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임동원(林東源) 전 국가정보원장이 통일부장관으로 자리를 옮겼기 때문에 북측도 과거 임 장관의 카운터파트였던 김용순(金容淳) 아태평화위원장으로 교체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