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가 열리자마자 민주당 의원들은 사립학교법 개정안의 상정을 일제히 요구했다. 임종석(任鍾晳) 의원은 “법 개정안을 회부한지 2개월이 지났는데 아직 상정조차 하지 못한 것은 교육위가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고, 김경천(金敬天) 의원은 “한나라당의 법안처리 유보 주장은 사학비리 척결 의지가 없음을 감추려는 술수”라고 주장했다.
또 한나라당의 조정무(曺正茂) 의원까지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전폭 지지한다. 국가적 차원에서 법안을 상정해 토론하자”며 민주당 편을 들고 나섰다.
이에 한나라당의 황우여(黃祐呂) 현승일(玄勝一) 의원은 “한나라당이 비리사학과 연계돼 법개정에 반대한다고 의심하는 사람들이 있으나, 우리 당의 입장은 사학이 비리에 휩싸이지 않고 건전하게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민주당 설훈(薛勳) 의원이 “솔직히 이 자리에 있는 교육위원들 모두가 사립학교측으로부터 로비를 받고 있지 않느냐”며 민감한 얘기를 꺼내면서 토론은 중단됐다. 여야 의원들의 고함소리로 난장판이 되자 서둘러 정회가 선포됐다.
정회 후에도 한완상(韓完相) 교육부총리와 한나라당 대변인인 권철현(權哲賢) 의원간에 장외설전이 벌어져 소란은 그치지 않았다.
한 부총리는 권 의원을 보자마자 “내가 북한에 갔을 때 김일성(金日成) 묘에 참배하러 가자고 했다고 주장했던 이종찬(李鍾贊) 전 국가정보원장이 정정자료를 냈는데도 한나라당이 나를 ‘김일성 숭배주의자’라고 비난하는 논평을 낸 것은 황당한 오인과 거짓에 기초한 예단으로 인권과 명예를 훼손한 것”이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나 권 의원은 “국정원장 출신이 그런 얘기를 하는데 믿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느냐”며 물러서지 않았다.
두 사람의 논전을 지켜보던 민주당 김화중(金花中) 의원은 “본인에게 확인은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한 부총리를 거든 뒤 “막가는 인생들”이라고 한나라당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