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통령이 2일 국무회의에서 “이번 (세무)조사는 일체의 외부간섭이 없었으며 공정성이 완전하게 보장됐다. 검찰 수사도 일체의 외부간섭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처리될 것이다”고 말한 것은 검찰 수사에도 자신이 직접 관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게 한나라당의 주장.
김기배(金杞培) 사무총장은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수사가 진행 중이고, 아직 재판이 시작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대통령이 ‘조사가 공정했다’고 단정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며 “이는 대통령이 사건을 마녀사냥식으로 몰고 가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고 주장했다.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대통령의 사전 간섭, 검찰 수사 하나마나’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대통령은 조용히 지켜보면 될 일이지, 일일이 그것이 공정했다느니, 앞으로 어떤 간섭도 없을 것이라느니, 언론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느니 하는 말은 명백한 목적성을 제시하는 것이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대통령이 국세청 조사가 공정하다는데 검찰이 불공정하다고 결론 내릴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한 당직자는 “대통령이 국가위기 극복에 나서도 부족한 마당에 그저 정적을 죽이고 언론을 압살하는 데만 앞장서도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당직자 또한 “사회 각계의 혼란이 갈수록 심화되는데 대통령은 오로지 눈에 거슬리는 언론과 야당을 제거하는 데 몰두해 있다”며 “언론사 세무조사를 언론 탄압으로 간주하는 여론이 급격히 늘어나자 대통령까지 직접 나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전용학(田溶鶴) 대변인은 “대통령 발언에 대한 한나라당의 왜곡이 도를 넘고 있다”며 “공정 수사를 약속하는 대통령의 발언을 검찰에 대한 사전 간섭이라고 매도하는 데 대해 서글픔과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민의 정부는 한나라당이 집권했을 때와는 달리 국세청과 공정거래위의 언론사 조사 모두를 법과 원칙에 따라 투명하게 처리했고 검찰 수사에서도 그럴 것이다”고 말했다.
<송인수·윤영찬기자>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