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그게 이렇군요/국회 교과서오류 수정요청]'전국구' 아니라 '비례대표'

초등학교6-2학기 교과서에 실린 국회본의장면
실제로는 국제의회연맹(IPU)총회 장면이다

‘연석위원회(×)→연석회의(O), 지역의회(×)→지방의회(O)’

현행 초중고등학교 사회교과서 내용 가운데 국회 및 지방의회 등에 관해 잘못 기술된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표현이나 설명이 단순히 잘못된 경우에 그치지 않고 비민주적 사고방식에 기초한 서술도 많아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국회 사무처는 지난해 말부터 국회 교과서연구팀을 구성하고 각급 사회교과서 내용 가운데 잘못된 것을 찾아내 시정하는 작업을 해왔다. 그 결과 올해 6월 말엔 한국교원대학 1종 도서사회편찬위원회에 작업결과를 제시하고 교과서 개정 때 오류를 바로잡도록 요청했다. 또한 향후 교과서 개편 때 국회가 교과서 원고를 사전에 검토하게 해줄 것을 요청했다.

다음은 국회 사무처가 편찬위에 수정을 요청한 주요 내용.

▽잘못된 표현과 설명〓초등학교 6학년 2학기 사회교과서 58쪽엔 국제의회연맹(IPU) 총회 장면을 국회 본회의 장면으로 사진 설명을 잘못 달아놓았다. 109쪽엔 ‘연석회의’가 ‘연석위원회’로 돼 있고, 108쪽과 110∼112쪽엔 ‘비례대표 의원’을 공식 용어가 아닌 ‘전국구 의원’으로 표기하고 있다. 또 △국회 ‘임시회’를 ‘특별회의’로 △‘법안 심사’를 ‘법안 심의’로 잘못 표기하고 있다.

중학교 3학년 사회교과서는 지방의회 의원이 법률의 범위 안에서 주민의 편의 및 복지증진을 위해 제·개정하는 조례를 ‘지방자치의 법적 근거’라고 잘못 설명하기도 했다.

이 밖에 초등학교 사회교과서 중엔 ‘조례’를 ‘법’으로(3학년2학기), ‘지방의회’를 ‘지역의회’로(5학년2학기), ‘결산 승인’을 ‘결산 감사’(6학년2학기) 등으로 오기한 사례가 적지 않다.

▽행정부 우월주의와 비민주적 발상〓고교 공통사회 상 교과서엔 ‘정부는…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이러한 정부 시책에 맞춰 국회가 특별법 제정을 준비하고 있다’고 기술, 국회가 정부 정책을 따르는 수동적 기관으로 표현돼 있다.

초등학교 4학년 1학기 사회교과서엔 지방의회가 자치단체에 대해 ‘요구’할 것을 ‘건의’한다고 표현, 자치단체와 의회가 상하 관계에 있는 것처럼 기술하고 있다.

국회 사무처는 특히 중학교 3학년 사회교과서 39쪽 학습주안점 중 ‘국가의 개인에 대한 권리와 의무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삭제할 것을 요구했다. 이 같은 질문은 19세기 독일에서 나온 국가법인설의 견해를 받아들일 경우에만 가능한 시대착오적인 것이라는 지적이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