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재가 지난달 말 “정쟁거리를 만들지 말라”고 지시한 것이 마치 대여(對與) 투쟁을 자제키로 한 것처럼 비친 데 따른 당내 혼선을 정리한 것이라는 얘기였다.
실제로 최근 당내 영남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지역구에서는 이 총재가 단식투쟁이라도 해야 할 판에 무슨 (엉뚱한) 소리를 하느냐는 비난여론도 있다”는 불만의 소리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반대로 “계속되는 정쟁으로 이 총재의 이미지가 크게 나빠져 지지도까지 추락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당내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이러한 강온 양 기류 속에서 이 총재가 재천명한 정경분리대응 방침은 결국 대여 강공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민생을 외면하지 않는, 즉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한 측근은 “이 총재는 무엇보다 언론사 사주에 대한 검찰 수사를 매우 중대한 고비로 여기고 있다”며 “최소한 검찰 수사가 매듭지어질 때까지는 강경 투쟁 기조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총재가 3일 “야당이 다소 손해보는 일이 있더라도 민생과 경제 살리기에는 여당과 대화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가, 6일 “민생 경제 문제도 우리가 양보할 수 없는 기조는 지켜나가야 한다”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도 같은 취지라는 것.
이 총재는 이날 “경제의 틀이 무너지고 있는 데 대해 국민이 공포를 느끼고 있어 여야 정책협의회를 추진한 것”이라며 “그러나 경제와 민생문제에 있어서도 우리 당의 기본원칙이 훼손되는 것은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 여당이 임기응변식의 단기적인 효과에만 얽매여 경기부양에만 몰두하는데 이는 결코 간과할 수 없다”며 “정부 여당과 협의를 하더라도 원칙의 문제는 양보할 수 없고 타협만이 능사가 아니다”고 못박았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