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장관에 대한 청와대 분위기는 상당히 비우호적이었으나, 오 장관 문책론에 대해 JP가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진 이후에는 분위기가 다소 달라졌다.
한 고위관계자는 21일 “항공안전은 사실 전임장관 때부터의 문제인데 오 장관이 제기하고 나선 것”이라며 오 장관을 두둔했다. 다른 관계자도 “감사원의 건교부 감사가 상당기간 걸릴 것”이라며 “오 장관의 책임 여부는 감사 결과가 나온 이후에나 거론할 문제”라고 말했다.
오 장관을 문책할 경우 임동원(林東源) 통일부장관도 함께 문책해야 한다는 주장이 자민련 쪽에서 나오고 있는 점도 청와대로선 부담이다.
그런데도 DJP공조 자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나, 자민련 쪽 기류는 좀 다르다.
이번 주에 DJP 회동 일정이 잡히지 않은 것과 관련, 청와대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일정상 물리적으로 시간이 안 되기 때문이나, 두 분은 언제든지 만날 수 있는 만큼 회동날짜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고 했으나 자민련 변웅전(邊雄田) 대변인은 “DJP 회동이 빨리 열리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우선 여야 영수회담부터 추진하려고 하지만, 이 또한 절충이 쉽지 않아 고민하고 있다. 남궁진(南宮鎭) 대통령정무수석은 “안동선(安東善) 최고위원이 대통령의 질책을 받고 사퇴까지 했으면 한나라당도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한편 JP는 이날 서울 마포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 장관의 거취를 묻는 질문에 “두고들 봐”라고 대답했다. 다음은 문답 요지.
-임동원 장관을 경질해야 하나.
“….”
-한광옥 실장은 어제 면담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고 했는데….
“그렇게 말했다면 그렇게 들어둬.”
-DJP 공조는….
“(좀 뜸을 들인 뒤) 답답하겠지만 좀 두고들 봐. 때가 되면 모든 걸 알게 돼.”
-답답해 보이는데….
“내가? 기분이 안 좋을 이유가 뭔가? 누가 답답하다는 거야? 여러분이 답답하니까 그러는 거면서….”
-28일 DJP회동은 하나.
“기다려 봐.”
-당정개편은 서로 의논해서 하나.
“두고들 봐. 말을 안 하면, 잘 모르겠으면 안 쓰면 되잖아. 괜히 쓰면 작문인데….”
<윤승모·박성원기자>ys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