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관위가 3일 국회 행정자치위에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같은 정당명부제라도 독일식을 적용하면 국민회의와 자민련 공동여당이, 일본식을 적용하면 한나라당이 다소 유리하다는 가설이 나온다.
중앙선관위가 15대 총선 당시의 득표율을 기준으로 해 의석수를 환산해본 결과 한나라당의 전신인 신한국당의 의석은 일본식을 적용할 경우 15대 총선 당시 1백39석에서 1백43석으로 늘어난데 비해 독일식은 1백36석으로 줄어들었다.
반면 총선 당시 79석을 얻었던 국민회의는 독일식으로는 90석, 일본식으로는 76석이 돼 독일식이 유리한 편. 의석비율은 총선 당시 27.9%에서 독일식은 27.6%, 일본식은 26.9%로 약간 낮아지나 독일식이 손해를 덜 보는 쪽이다.
자민련은 총선당시 50석에서 독일식으로는 64석, 일본식으로는 50석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독일식이 훨씬 나은 편이다.
물론 독일식의 가장 큰 수혜자는 지금은 한나라당에 통합된 구 민주당. 15대 총선 당시 15석을 얻는데 그쳤지만 독일식을 적용하면 의석수는 2배가 넘는 36석으로, 의석비율은 5.3%에서 15.3%로 3배 가까이 늘어난다. 사표(死票)를 줄일 수 있어 소수정당에 유리한 독일식의 이점을 최대한 누리는 셈이다.
하지만 이같은 함수관계가 16대총선에서 그대로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여권이 구상중인 정당명부제가 일본식을 상당히 수정한 것이고 정권교체 등 최근의 상황변화는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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