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이신범의원 『「총풍」장석중은 現정부 밀사』

  • 입력 1998년 11월 9일 19시 28분


판문점 총격요청사건으로 구속돼 있는 장석중(張錫重)씨가 현 정부의 대북밀사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나라당 이신범(李信範)의원은 9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의 민족통일연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통일부가 장씨의 방북(1월24일∼2월3일) 보고서사본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현 정부와 관련된 중요한 부분을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이의원은 정부가 고의로 은폐 누락시켰다는 장씨의 방북보고서사본을 공개하면서 “장씨와 임동원(林東源)청와대외교안보수석과의 관계를 증명하는 내용이 들어있다”고 주장했다.

이 사본에는 2월2일 장씨와 안병수(安炳洙)북한아태평화위부위원장간 평양고려호텔 면담에서 안부위원장이 “김대중(金大中)당선자와 북은 맺힌 감정도 없고 오히려 민주화운동 전개 당시에 공식적으로 지지를 표한 바 있다”고 발언한 것으로 적혀있다.

또 안부위원장은 장씨에게 “임동원씨에게 안부 전해주시기 바라며 편지 교환하자고 전하라”고 말한 것으로 돼있다.

이같은 이의원의 의혹 제기에 대해 국민회의 김상우(金翔宇)의원 등은 “먼저 문건의 진위를 가려야 한다”며 정회를 요청했고 유흥수(柳興洙·한나라당)위원장은 곧바로 정회를 선포했다.

이어 여야의원들은 따로 모여 국정감사 운영문제를 논의, 이날 오후 강인덕(康仁德)통일부장관을 국감장에 출석시키기로 합의한 뒤 국감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오전11시20분경 정세현(丁世鉉)통일원차관과 황하수(黃河守)교류협력국장이 부리나케 국감장으로 달려와 “장씨가 통일부에 제출한 방북보고서에는 안부위원장을 만났다는 사실만 있을 뿐 그러한 내용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의원은 “장씨가 북한아태평화위 송호경 안병수부위원장과 같은 중요한 인물을 만났는데 어떻게 자세한 보고를 받지 않을 수 있느냐”며 “통일부와 안기부 청와대는 장씨가 제출한 방북보고서 중 은폐한 부분을 즉각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국민회의 이영일(李榮一)의원 등은 “없으면 없다고 소신껏 답하라”고 정부쪽을 응원하기도 했다.

〈문 철기자〉full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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