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시작]김우중-정몽헌씨 증인출석 힘들듯

  • 입력 2000년 10월 18일 18시 37분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각 상임위 증인으로 채택된 인사들 중에 거물급 인사가 상당수 눈에 띈다. 그러나 재계인사 등 일부는 해외체류 등을 이유로 참석을 거부하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상임위 의원들을 상대로 한 물밑 로비도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무위 증인으로 채택된 김우중(金宇中)전 대우그룹회장은 현재 소재파악도 제대로 되지 않아 증인출석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 정무위 소속 의원들도 “김전회장은 ‘상징성’ 차원에서 채택한 것이지 출석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몽헌(鄭夢憲)현대아산이사회회장 역시 문화관광위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참석 여부는 불투명하다. 국회 직원이 정회장 비서실로 출석요구서를 들고 갔으나 접수를 거부해 집까지 찾아가 전달은 했지만 현대측은 “외자유치 때문에 외유 중이어서 언제 귀국할지도 모른다”고 말하고 있다.

정회장은 지난해에도 정무위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출석하지 않았다. 정무위 증인으로 채택된 이익치(李益治)전 현대증권회장도 미국에 체류 중이다.

4, 5개 상임위에서 증인으로 거론됐던 박지원(朴智元)전 문화관광부장관의 경우 아직까지 어느 상임위에서도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은 상태. 다만 한빛은행사건 국정조사특위에서는 증인채택이 거의 확실시된다. 박전장관은 “거리낄 게 없는 만큼 채택되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요즘 외부와의 접촉을 끊은 채 간간이 등산을 다니고 있다.

유종근(柳鍾根)전북지사의 증인채택과 관련해 환경노동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최근 당 지도부로부터 “어찌 된 일이냐”는 ‘질책성 민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의원은 “야당의 정치공세에 말리지 않도록 신경 써달라는 주문이 많다”고 귀띔했다.

정보위에서 참고인으로 채택된 황장엽(黃長燁)전 북한노동당비서는 아직까지 출석 여부에 대해 말이 없었다는 게 국정원측의 설명. 국정원 관계자는 “요즘 북한 관련 저서를 집필중인 그는 ‘만나는 사람마다 똑같은 질문인데 사람 만나는 게 피곤하다’고 말하고 있다”며 “출석 여부는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철희·전승훈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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