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뜨겁다]인선에 담긴 DJ뜻/민주 舊주류 포진 親政강화

입력 2001년 3월 26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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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6’ 개각은 어느 때보다도 국정운영과 관련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의중을 명료하게 드러내고 있다.

김대통령은 우선 자민련 의원을 대거 입각시킴으로써 굳건한 DJP공조 유지를 보장하는 확실한 담보를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에게 제공했다. 또 민국당까지도 배려함으로써 대야(對野) 포위망 구축을 위한 ‘3당 정책연합’의 틀을 마련했다.

▼3당 정책연합 틀마련▼

이는 ‘강력한 정부’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안정적 국정운영을 기하려는 김대통령의 임기 후반 국정운영 구상과 관계가 있다. 또한 정권재창출까지 염두에 둔 구도로 볼 수도 있다.

특히 박지원(朴智元)전 문화관광부장관의 복귀와 신건(辛建)국가정보원장 기용은 레임덕 방지를 위한 김대통령의 친정체제 강화 의지를 보여주는 분명한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정치내각〓20명의 각료 중 절반인 10명이 정치권 인사다. 민주당 자민련 민국당 소속의 현역의원만 7명이고, 그밖에 민주당을 거친 사람이 3명이다. 정치권 인사의 대거 기용은 일각에서 기강해이란 지적을 받고 있는 관료사회에 대한 ‘경고’의 의미가 담겨 있다.

여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건강보험 재정파탄 사태는 책임행정이란 측면에서 관료집단의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라며 “관료집단은 집권 후반기로 가면서 더욱 느슨해지기 쉬운 만큼 정치인들이 통제력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권 역학구도 변화〓박지원 전장관의 복귀는 여권내의 역학관계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한광옥(韓光玉)비서실장, 남궁진(南宮鎭)정무수석, 박지원 신임 정책기획수석 등 구주류 3인방 체제의 청와대 비서실은 여권 내에서 한층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구주류의 좌장격인 권노갑(權魯甲)전 민주당최고위원이 개각을 앞두고 보폭(步幅)을 넓혀왔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반면 신주류의 대표격인 민주당 김중권(金重權)대표는 이번 개각에서 눈에 띌 정도로 소외된 감이 없지 않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구주류의 청와대와 신주류의 민주당으로 나뉜 듯한 느낌”이라며 “뭔가 김대통령의 메시지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차기 대선 구도를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되면 구주류와 신주류의 갈등이 표면화될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정권재창출 방법론에 있어서 양자간에 시각차가 엄존하기 때문이다.

▽차기 대선과 여야 관계〓신건 국정원장, 박지원 정책기획수석, 김영환(金榮煥)과기부장관은 물론 최근에 임명된 김원길(金元吉)보건복지부장관과 이해찬(李海瓚)민주당정책위의장은 모두 정권교체의 산파역을 한 핵심브레인들이었다. 이번 개편으로 당정엔 97년 대선팀이 전진배치된 셈이나 마찬가지다.

이근식(李根植)행정자치부장관도 현 정권 출범 초기 결성된 현 정부의 PK(부산·경남) 출신 고위공직자들의 모임인 ‘동백회’의 리더였다.

여기에 97년 DJP후보단일화 협상을 이끌어낸 한광옥비서실장까지 감안하면, 여권 핵심부가 종(縱)으로는 친위 성향의 대선팀을 정비하고 횡(橫)으로는 DJP공조체제를 구축해 정권재창출을 위한 본격 준비에 나선 게 아니냐는 분석도 가능하다.

이를 야당이 그대로 두고 볼 리 없다. 또한 재편된 여권도 야당의 공세를 우회할 것 같지 않다. 자연 여야 관계는 더욱 가파른 국면으로 치달으면서 끊임없이 파열음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김창혁·윤승모기자>chang@donga.com

3.26 새 내각 명단
부처	이름	나이	출신	학력 경력
국무총리	李漢東	67	경기 포천	경복고·서울대법대·서울지법판사·서울지검형사부장·11, 12, 13, 14, 15, 16대의원·내무장관·국회부의장·자민련 총재
경 제 부 총 리	陳稔	61	전북 전주	전주고·서울대경제학과·고시14회·해운항만청장·재무부 경제기획원 차관·동력자원부 노동부 기획예산처 장관
교 육 부 총 리	韓完相	64	충남 당진	경북고·서울대사회학과·서울대사회학과교수·한국사회학회장·통일원장관·한국방송통신대총장·상지대총장
통 일	林東源	67	평북 위원	평북신성고·육사13기·서울대철학과·호주대사·외교안보연구원장·아태평화재단사무총장·통일부장관·국정원장
외교통상	韓昇洙	65	강원 춘천	춘천고·연세대정외과·서울대경제학과 교수·상공부장관·주미대사·경제부총리·13, 15, 16대의원
법 무	金正吉	64	전남 신안	조선대부고·고려대정외과·사시 2회·서울지검 서부지청장·전주 수원 광주지검장·광주고검장
국 방	金東信	60	광주	광주일고·육사21기·국방부정책기획실차장·51사단장·수도군단장·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육군참모총장
행정자치	李根植	55	경남 고성	경남고·서울대법학과·경제기획원 공정거래실거래과장·대통령행정비서관·경남부지사·내무부 차관·한국감정원장
과학기술	金榮煥	46	충북 괴산	청주고·연세대치대·민족민주운동연구소부소장·치과의사·15, 16대의원·민주당 대변인
문화관광	김한길	49	서울	이대부고·건국대정외과·방송위원회 사무총장서리·15,16대의원·대통령정책기획수석비서관·민주당 총재비서실장
농 림	韓甲洙	67	전남 나주	광주고·서울대정치학과·고시10회·수산청 어정국장·10대 의원·환경처 경제기획원 차관·한국가스공사 사장
산업자원	張在植	66	광주	광주고·서울대법대·국세청차장·한국주택은행장·14,15,16대의원·민주당정책위의장·국회예결위원장·자민련부총재
정보통신	梁承澤	62	부산	동아고·서울대전기공학과·한국통신기술사장·한국기술혁신학회장·한국정보통신대학원대학교총장
보건복지	金元吉	57	서울	경기고·서울대경제학과·대한전선부사장·청보식품사장·14, 15, 16대의원,국민회의 정책위의장
환 경	金明子	57	서울	경기여고·서울대화학과·숙명여대교수·경실련 이사·녹색소비자연대 공동대표·총리실 여성책심의위원장
노 동	金浩鎭	62	경북 안동	안동사범학교·고려대정외과·미 하와이주립대 정치학박사·한국정치학회장·고려대노동대학원장·노사정위원회 위원장
여 성	韓明淑	57	평양	이대불문과·미유니언신학대객원연구원·여성단체연합공동대표·참여연대공동대표·16대의원
건설교통	吳長燮	54	충남 예산	한양대화공학과·14, 15, 16대의원·민자당 부대변인 부총무·국회재해대책특위위원장·자민련 원내총무 사무총장
해양수산	鄭宇澤	48	충북 진천	성균관대법학과·행시22회·경제기획원법무담당관·15, 16대의원·대통령직인수위원·자민련 제1사무부총장 정책위의장
기획예산	田允喆	62	전남 목포	서울고·서울대법학과·행시4회·경제기획원 물가정책국장·공정거래위 부위원장·수산청장·공정거래위원장
국정원장	辛建	60	전북 전주	서울대법대·사시16회·법무부기획관리실장·법무부 차관·국가정보원2차장·민주당 공명선거대책위원장
국무조정실 장	羅承布	59	전남 함평	국제대법률학과·행시10회·내무부지방세심의관·전라남도행정부지사·소청심사위원장·중앙공무원교육원장
공정거래위 원 장	李南基	58	전북 김제	김제고·고려대법학과·행시7회·주제네바대표부경제협력관·경제기획원심사평가국장·공정위 부위원장
금융감독위 원 장	李瑾榮	64	충남 보령	대전고·고려대법학과·행시6회·국세청조사국장·재무부세제국장·한국투자신탁·한국산업은행 총재
중기특위위 원 장	金德培	47	경기 고양	성균관대물리학과·한국JC중앙회장·연청전대회의장·경기도정무부지사·16대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