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중권(金重權) 대표는 8일 “(6일) 청와대 주례보고 때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4월 국회는 민생 개혁 법안 처리가 중요하므로 정치국회가 되지 않도록 하라’고 말했다”며 “이는 지금 개헌을 논의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전용학(田溶鶴) 대변인도 성명을 내고 “당은 (개헌론에 대해) 공식적인 논의나 구체적인 검토를 한 바 없다”고 거듭 밝혔다. 이상수(李相洙) 총무는 7일 “개헌논의는 하반기에 자연스럽게 제기되겠지만 지금은 그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여권이 한쪽에선 개헌론을 부추기고 다른 한쪽에선 이를 무마하면서 개헌 논의를 은근히 확산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8일 논평에서 “순수하지 못한 개헌론 주장은 국론분열과 사회혼란만 부추길 뿐”이라며 “대통령은 국민 앞에 이 문제에 대한 명백한 의견을 밝혀야 한다”고 다그쳤다.
강재섭(姜在涉) 부총재는 “현 정권이 양심이 있다면 97년 대선 때 공약으로 내세운 내각제 개헌을 주장해야 할 것”이라며 “의석이 개헌선 근처에도 못미치면서 개헌을 하자는 것은 야당을 짓밟겠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MBC TV가 5∼7일 여야 의원 25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126명(49.6%)이 ‘김대중 대통령 임기내 개헌’에 반대하고 106명(41.7%)이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야 의원 255명에게 ‘개헌 찬반 여부’를 물은 KBS TV의 5∼6일 설문조사에서는 116명(45.5%)이 찬성하고, 98명(38.4%)이 반대했다.
또 MBC 조사에선 민주당 의원의 75.9%(82명)가 ‘임기내 개헌’에 찬성한 반면 한나라당 의원은 84.1%(106명)가 반대했다. KBS 조사에선 민주당은 76.4%(81명)가 개헌에 찬성했으나, 한나라당은 74.2%(92명)가 반대했다.
<윤종구기자>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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