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뜨겁다]국회통외위 '금강산관광 정부지원' 격돌

  • 입력 2001년 6월 27일 18시 48분


임동원장관(왼쪽)의 보고를 받지 않겠다고 하자 임장관이 박명환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임동원장관(왼쪽)의 보고를 받지 않겠다고 하자
임장관이 박명환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27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에서 여야의원들은 금강산 관광사업 지원을 위해 한국관광공사에 남북협력기금을 대출해주기로 한 정부 방침을 놓고 격돌했다. 이 바람에 회의가 열리기는 했으나 통일부로부터 ‘남북협력기금 대출에 관한 보고’조차 받지 못했다.

▽박명환(朴明煥·한나라당) 위원장〓그동안 남북협력기금 사용 문제는 비공식으로 보고해왔으나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오늘은 공식적으로 다루기로 했다.

▽김용갑(金容甲·한나라당) 의원〓임동원(林東源) 통일부장관 보고의 성격이 어떤 것인가. 알고나 있으라는 것인지, 아니면 반대하면 바꿀 수 있다는 것인지 분명히 해달라. 이달말까지 현대의 금강산 관광사업 미납금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보고를 받을 수 없다.

▽문희상(文喜相·민주당) 의원〓작년 12월 남북협력기금 추경예산안을 의결한 바 있다. 기금운영계획에 대한 사전심의를 거친 것이다. 김 의원 주장은 정부의 예산집행권에 간섭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조웅규(曺雄奎·한나라당) 의원〓정부는 금강산 관광사업을 정경분리 원칙에 의해 하겠다고 말해 왔다. 정부가 주도한 일도, 개입한 일도, 지원할 일도 없을 것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남북협력기금 사용은 신의를 저버린 것이며, 국민에게 거짓말하고,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다.

▽장성민(張誠珉·민주당) 의원〓야당의 주장은 사전동의를 요구하는 것인데 그것은 안된다.

▽김용갑 의원〓기금 사용은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에게 필요한 돈을 주자는 뜻이다.

▽김덕룡(金德龍·한나라당) 의원〓가장 큰 문제는 통일부의 국회에 대한 태도다. 통일부가 22일 상임위에서 현대와 관광공사측이 아직까지 남북협력기금 지원 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는데 다음날 발표가 됐다. 국회를 무시하고 거짓 보고한 것이다. 국민혈세로 특정기업을 도와주겠다는 각본이다.

▽임 장관〓(임장관의 사과문제로 격론끝에 정회가 선포된 후 여당의원들에게) 그동안 상임위에서 3번이나 보고하고 답변했다. 야당의원들이 내 저녁 답변도 안 듣고 속기록도 안보고 말하고 있다. 오늘 속기록도 가져왔다. 그런데 내가 거짓말을 한다니 말도 안된다.

▽조웅규 한나라당 간사〓임 장관이 불성실했던 것에 대해 사과하고 회의를 속개하자.

▽문희상 민주당 간사〓불가능하다. 우리가 용납 못한다.

▽박명환 위원장〓남북협력기금이 관광사업에 들어가면 국민 폭동이 날 것이다.

▽문희상 간사〓속개를 할지 말지 위원장이 결론을 내달라.

▽박 위원장〓속개가 어렵다.

(이어 한나라당 의원들은 남북협력기금 대출에 반대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문철기자>full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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