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월에 신설돼 30일 국정감사장에 데뷔한 국정홍보처를 향한 여야 의원들의 힐난은 보기에 딱할 정도였다. 도대체 공보처를 없앨 때는 언제고 국회에서 날치기까지 해가며 국정홍보처를 새로 만든 이유를 모르겠다는 질타 일색이었다.
과거 공보처차관을 지낸 한나라당 이경재(李敬在)의원은 국정홍보처 발간 책자에 백분율을 무시한 여론조사 결과가 실린 사실을 인용하며 “백분율이 뭔지도 모르느냐”고 꼬집을 정도였다.
국민회의 길승흠(吉昇欽)의원은 국정홍보처 직원과 정부 20개 부처 공보관실 직원, 그리고 정부 부처 및 국회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를 제시하며 “국정홍보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라”고 주문했다.
조사에 응한 홍보처 직원 175명 중 93.1%는 물론 국정홍보 전담기구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공보관실 직원의 37.8%,출입기자들의 62.1%는 ‘필요하지 않다’고 대답했다. 불필요하다고 대답한 기자들의 대부분(62.5%)은 “순수한 국정홍보가 아니라 언론통제, 언론자율성 훼손 등의 위험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더구나 조사결과 ‘정부정책이 국민에게 잘 전달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홍보처 직원들의 45.8%가 “보통이다”, 40.2%가 “잘 전달되지 않는 편이다”고 응답했다.
오홍근(吳弘根)처장도 “의욕과 욕심은 많은데 잘 안되니까 그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협(李協)위원장까지 “국정홍보처가 꼭 필요하다고 확신있게 대답하는 것을 들어보지 못했다”며 답답해했다.
〈김창혁기자〉c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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