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초점]"감청 급증 '통신인권' 후퇴"

  • 입력 2001년 9월 11일 18시 50분


1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의 정보통신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도·감청과 이동통신 요금 문제 등이 도마에 올랐다.

▼도 감청▼

한나라당 원희룡(元喜龍) 의원은 양승택(梁承澤) 정통부장관의 업무보고가 끝나자마자 “감청대장을 공개할 수 있느냐”고 포문을 열었다. 양 장관이 “통신비밀보호법상 공개가 불가능하다”고 대답하자 “그렇다면 공개 또는 회람을 위원회에서 결의하자”고 제의했다.

여야 의원들은 이를 둘러싸고 “감청대장은 개인정보 보호차원에서 국회에 제출된 적이 없다(민주당 이종걸·李鍾杰 의원)” “대화내용이 아닌 통화내용 공개가 무슨 인권이고 사생활이냐(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의원)”는 등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렸다.

결국 김형오(金炯旿·한나라당) 위원장이 “간사간에 더 논의하자”고 국감 중단을 선언해 3시간여 만에 국감이 재개됐다. 국감이 다시 열린 뒤에도 한나라당 김진재(金鎭載) 의원은 “올 상반기에 국정원과 검찰의 감청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75.9%와 22.2% 증가했는데 ‘통신인권’이 후퇴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그러자 민주당 박상희(朴相熙) 의원은 “감청에 대한 법원의 영장 발급과 긴급감청 건수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으며, 통신자료 제공 건수가 증가한 것도 통신량의 증가 때문”이라고 반론을 폈다.

▼통신요금▼

민주당 김효석(金孝錫) 의원은 “통신업체들이 10초 단위 요금제를 채택하는 바람에 가입자들에게 연간 1조562억원의 추가부담이 생기고 있다”면서 “이를 초단위 요금제로 전환하든지 최소한 개별통화 계산방식에서 누적통화 계산방식으로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최병렬 의원은 “지난해부터 휴대전화 요금 인하를 위해 70만명 이상이 서명을 하는 등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는데도 정보통신부장관이 요금 인하 문제를 적극 검토하지 않는 것은 법에 명시된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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