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9시반 서울시청 주차장 입구. 국회의 지방자치단체 국감에 반대한다는 플래카드와 피켓이 눈에 띄었다.
서울시 공무원직장협의회 소속 공무원 500여명이 이날 국정감사에 나선 국회 환경노동위 소속 의원들의 진입 차량을 가로막고 있었다. 의원들은 바로 정문으로 들어갔다.
‘지방고유사무에 대한 국감은 지방자치 정신에 위배된다’는 서울시 공무원들의 항의가 담긴 이번 시위로 서울시청은 경찰 5개 중대와 사복경찰에 둘러싸였다.
오전 10시경 국감이 시작되자마자 이윤수(李允洙) 환경노동위원장은 “일부 공무원들의 반발도 있으니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은 사람은 업무에 복귀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국감장을 가득 메웠던 고위 공무원 중 절반 정도가 우르르 빠져나갔다.
이날 저녁 국감이 끝나자 고건(高建) 시장 등 시 간부들은 이희세(李熙世) 직장협 회장 등을 만나 절충점을 모색했다. 결국 고 시장은 “국가위임사무와 지방고유사무를 가르는 기준을 토론 등을 거쳐 마련한 뒤 내년 국감부터 적용토록 하겠다”고 약속해 직장협을 달랬다.
고 시장의 다짐을 받아낸 직장협 소속 공무원들은 17일의 국회 건설교통위 국감장 실력저지방침을 철회했다.
<차지완기자>marud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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