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기자회견 모두발언을 마친 노대통령은 북한의 핵무기에 대한 질문에 "북핵은 절대 용납할 수 없으며 반드시 평화적 방법으로 해결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는 답변을 시작으로 차분하게 기자회견을 이어나갔다.
그러나 "이기명씨의 용인 땅 매매와 개발 의혹에 대해 대통령의 보다 분명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요구가 나오자 질문자쪽으로 고개를 내밀며 "참으로 인식차를 느낀다. 의혹이 있어야 의혹을 제기할 것 아닌가"라며 "도대체 의혹의 근거가 뭐냐"며 강하게 반문했다.
노대통령은 또 "복지시설 사업인허가 문제도 용인시장과 경기지사가 할일인데 이들이 모두 한나라당 소속"이라며 "자기 당 소속 단체장들이 부정을 할 것이라는 것을 전제로 하는 얘기에 무슨 신빙성이 있느냐. 그것을 모두 신문에 새까맣게 발라가지고 마치 대통령 측근에게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도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노골적인 불만을 나타냈다.
이어 경제성장과 신당문제에 대한 답변을 통해 감정을 추스린 노대통령은 "대통령의 거친 화법이 국정혼란의 원인이 된다는 지적도 있다"는 질문이 이어지자 "거칠고 자극적인 표현에 대해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지도자의 말이 언론보도에 적절하지 않으면 (언론사 스스로)적절하게 걸러온 것이 지금까지 관행이었는데 노무현의 경우 샅샅이 뒤집어내서 보도하고 재밋거리로 삼았다"고 지적했다.
또 노대통령은 "최근 보도-편집국장들과의 오찬에서 언론의 협조를 구하기도 했는데 관계 재정립을 의미하는가?"라는 질문에 "언론과의 관계는 원칙적인 관계로 계속 가져가겠다. 때때로 화가 나는 일이 있지만 감정적으로 대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노대통령은 말미에 "(의혹이)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이런 상황에서)마구 의혹만 제기하면 어떻게 견디겠습니까. 나는 신문도 없고… 억울하게 당하는 사람 없게 기사 써주십시오"라며 신문보도에 대해 직접적인 불만을 다시 드러냈다.
한편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이날 기자회견에는 출입기자 등록 신청을 한 164개 언론사 275명의 기자중 200여명의 내외신 기자들이 참석했다.
최건일 동아닷컴기자 gaegoo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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