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지역구]서울 동대문을 홍준표 허인회 유덕렬 격돌

  • 입력 2004년 3월 19일 16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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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16대 총선 당시 최대 격전지였던 서울. 그 중에서도 승부가 가장 치열했던 선거구는 동대문을, 동작갑, 용산, 구로을 등이었다. 당시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386세대의 대표주자 중 한 명으로 주목을 받았던 허인회씨는 5선의 한나라당 중진 김영구 전 의원에게 도전해 화제를 불러모았다. 그러나 결과는 3표차(재검표 결과)로 허씨의 낙선.

이번 17대 총선에서도 동대문을은 화제의 지역구다.

현역으로 3선(選)을 노리는 홍준표(洪準杓·49) 한나라당 의원에 맞서 허인회(許仁會·40·인터넷전자도서관 신규장각 대표) 열린우리당 동대문을지구당 위원장의 세 번째 총선 도전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동대문구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3월10일 현재 동대문을 선거구의 ‘대진표’에 올라 있는 출마예정자는 4명. 홍 의원과 허 위원장 외에 유덕렬(柳德烈·49) 민주당 동대문을지구당 위원장과 정주용(鄭周溶·38·동대문 해맑은공부방 대표) 민주노동당 동대문을지구당 위원장이 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나 경기 관전 포인트는 홍 의원과 허 위원장의 리턴 매치에 있다. 2001년 10·25 재선거에서 홍 의원에게 3600여표차로 패한 바 있는 허 위원장은 이번 재대결에서 설욕을 다짐, 각축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농 1∼4동과 답십리 1∼5동, 장안 1∼4동 등 13개동으로 이뤄진 동대문을 선거구의 유권자는 13만8044명. 서민층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이런 지역구 특성을 감안한 홍 의원의 선거전략은 한마디로 ‘차기 국가지도자’상의 제시로 집약된다.

즉 철학과 경륜 면에서 다른 출마예정자들과의 차별화에 주력함으로써 실제로 지역구를 위해 일을 해낼 수 있는 ‘소신 있는 큰 정치인’을 표방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동대문뉴타운 개발 및 균형발전촉진지구 지정 등 지역개발사업에 관심이 높은 지역주민들을 위해 건축 용적률을 대폭 상향조정해 ‘동대문의 타워팰리스’를 구현하는 공약을 내놓는 등 ‘꿈을 키워가는 정치인’ 이미지도 굳게 각인시킨다는 전략이다.

홍준표 의원실 관계자는 “국가지도자감에 미흡한 노무현 대통령의 국가 운영 경험 미숙과 전문성 결여로 야기된 문제를 386세대인 허 위원장과 한데 묶어 강하게 문제제기를 할 것”이라 말했다.

반면 허 위원장은 1999년부터 매진해온 지역구 관리활동을 강점으로 내세워 중앙정치무대에서 주로 활동한 홍 의원에 ‘비교우위’를 점하는 한편, 현 정권을 향한 폭로성 발언으로 논란의 대상으로 떠오른 홍 의원에 대해 ‘폭로 정치인’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한층 부각시킨다는 전략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허 위원장측 관계자는 “최근 홍 의원 지지자들 사이에서조차 홍 의원을 ‘양치기 소년’에 비유하는 등 그에 대한 신뢰도가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며 “‘바람선거’에 의존하는 홍 의원에 대해 ‘생활정치’ ‘민생정치’로 정면승부를 걸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들에 맞서는 유덕렬 위원장은 총선에 첫 출마하는 케이스. 서울시의원을 비롯, 1998년부터 2002년까지 4년 동안 민선 동대문구청장을 지낸 행정경험을 바탕으로 민심잡기에 나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전 민주당 동대문을지구당 중앙대의원 44명 중 8명만이 열린우리당행을 택했고, 나머지 36명이 민주당에 그대로 잔류한 만큼 조직력에서도 휠씬 앞선다는 게 자체 평가다.

유 위원장의 한 측근은 “답십리동에서만 19년째 살고 있는 유 위원장은 누구보다도 지역사정에 밝고, 구청장 재임기간중 ‘시민단체가 선정한 친절구청 및 청렴구청 1위’, 한국행정학회 종합평가 최우수구로 선정되는 등 도덕성과 청렴도에서 다른 출마예정자들을 앞서기 때문에 이번 총선의 다크호스가 될 것”이라고 의욕을 내비쳤다.

김진수신동아 기자 jockey@donga.com

<신동아 2004.4월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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