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검찰 ‘촛불집회 영장’ 갈등 확산

  • 입력 2004년 3월 29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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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촛불시위 주도자를 대상으로 체포영장을 청구하면서 법무부에 사전 보고하지 않은 경위에 대해 법무부가 조사에 착수하자 송광수(宋光洙) 검찰총장이 이에 정면으로 반발하면서 법무부와 대검의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송 총장은 29일 출근길에 “법무부의 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검찰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했기 때문에 (법무부가) 더 조사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조사할 것이 있다면 나를 직접 조사하라”고 말했다.

송 총장은 “아래 실무자들에게는 책임이 없으며 대검의 모든 책임은 총장이 진다”고 말했다. 송 총장은 또 “총장이 직접 체포영장 청구를 지시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내부적인 지휘체계의 문제인데 누가 지시했느냐가 중요한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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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는 이날 사전 보고가 누락된 경위에 대해 본격적인 조사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검찰의 보고 체계에 문제점이나 개선점이 없는지 확인 중”이라며 “이번 체포영장 청구 건이 사전 보고 사안에 해당하는지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법무부 검찰국은 강금실(康錦實) 장관에게 사전 보고 누락 경위에 대한 1차 조사 결과를 보고했으며 앞으로 취할 수 있는 대응조치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사전 보고 누락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법무장관에 대한 검찰의 보고 의무 등에 대해 모호하게 규정하고 있는 ‘검찰 보고 사무규칙’을 개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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