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위 관계자는 28일 “미국 행정부가 지난해 11월 GPR를 공식 발표한 데 이어 올해 4월경 주한미군 재조정을 위한 협의를 6, 7월에 시작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알려 왔다”며 “정부는 공식 제의가 있으면 긍정 검토하겠다고 미국측에 얘기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지난해 6월에 열린 미래한미동맹정책구상(FOTA) 2차 회의에서 미국측은 주한미군 1만2000명을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개념 수준에서 설명했고, 그것에 관해 협의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처음 전달해 왔다”며 “그러나 지난해 10월 미국측이 1년간 협의를 중단할 것을 다시 제안해 협의가 시작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주한미군 감축 협상 일정을 공개함으로써 최근 주한미군 2사단 병력의 이라크 차출 결정을 계기로 촉발된 주한미군의 대규모 감축은 시기만 정해지지 않았을 뿐 사실상 기정사실화됐다.
또한 그동안 물밑 논의에 그쳐 온 주한미군 감축 논의가 양국간 공식적인 협상단계에 들어서게 돼 향후 한미 연합방위체제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정부는 주한미군 감축 협상 개시에 대비해 지난해 9월 한국이 수용 가능한 주한미군의 시기별, 단계적 감축 규모와 그에 따른 한국군의 자주국방 추진계획을 연계시킨 협상안을 마련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에서는 군의 고위급 인사를 대표로 하는 대미협상단을 내정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주한미군 기지의 재배치 문제에 역점을 두었으나 향후 대미 협상에 대비해 유사시 주한미군의 작전임무를 넘겨 받는 문제를 포함해 주한미군과 한국군의 역할을 전면 조정하는 문제를 정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6월 미국측이 최초로 1만2000명 감축 계획을 전달했을 때 △2003년 10월까지 한국 정부의 협상안 준비 △경제 불안 및 안보상황의 악화를 초래하지 않는 전제 확보 △주한미군 감축과 자주국방 연계 프로그램 완성 △협의 개시 경우 즉시 공개 등의 4대 방침을 마련했다. 정부는 이어 지난해 9월 말 외교통상부 국방부 NSC가 참여한 대미 협의단을 미국으로 보내 “곧바로 협의를 개시하고 협의 사실을 공개하든지, 아니면 2004년 말 이후에 협의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미국측이 협의 사실 공개에 난색을 표명해 2004년 여름까지 일체의 협의를 중단키로 합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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