럼즈펠드 장관은 “미국은 한반도와 유럽의 미군 배치를 근본적으로 바꿀 준비가 돼 있다”면서 “미군이 방어를 해 오던 지역에선 위협이 사라졌거나 지금과 같은 대규모 병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싱가포르 샹그리라 호텔에서 개최하는 제3차 아시아 안보대화에 참석하기 위해 가던 공군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군을 전통적인 ‘붙박이식’ 배치에서 보다 신속하게 대응하는 21세기형 배치로 바꿀 때가 됐다”고 덧붙였다.
AP통신은 “그의 발언으로 미군 배치에 첫 변화가 임박했음을 알 수 있다”면서 “주한미군을 이라크로 이동시키는 게 첫 변화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주한미군 3600명을 이라크로 빼내고 이후 수천명을 더 빼낼 경우 북한이 미군의 약화 조짐으로 판단하지 않겠느냐는 우려에 대해 럼즈펠드 장관은 “기술 발전과 정세 변화에 따라 군인 수와 주둔지역을 바꾸더라도 미군의 전쟁억지력이나 방어력이 약화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뉴욕 타임스는 4일 인터넷판에서 미국이 해외주둔 미군 재배치 검토(GPR)의 일환으로 독일 주둔 미군 2개 사단을 철수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해 ‘한반도-유럽 미군 재배치’ 구상이 구체화되고 있음을 뒷받침했다.
뉴욕 타임스가 보도한 독일 주둔 미군 재배치 안에는 △제1기갑사단과 제1보병사단은 미국으로 철수하고 △경무장 스트라이커 1개 여단이 독일에 배치되며 △독일의 F-16 비행단을 터키로 옮기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금동근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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