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차장은 노무현 대통령의 안보관련 핵심참모다. 다음 주에는 주한미군 감축협상이 공식적으로 시작된다. 미묘한 시기에 나온 이 차장의 발언은 여러 생각을 하게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위기상황 감추기로 국가안보를 튼튼히 할 수 있다고 믿을 국민은 없을 것이다. 위기를 애써 외면하던 정부가 이제 와서 ‘어쩔 수 없다’고 하는 것은 아닌가.
외교통상부장관 경질에 이어 이라크 파병, 용산기지 이전 및 미 2사단 재배치 등 현안이 꼬이면서 한미동맹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그러나 정부는 근거 없는 비판이라며 문제를 제기한 언론 등을 비난했다. 정부의 태도는 결과적으로 한미간 균열 분위기를 조장해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최근 미국을 방문했던 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미국의 분위기가 ‘한국을 신뢰할 만한 동맹으로 생각하지 않을 정도로’ 나빠졌다고 전했다.
왜 이 지경이 됐을까 하는 한탄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급변하는 한미관계에서 어떻게 우리의 의지를 반영할 것인지가 남아 있는 선택이다. 정부는 필요하다면 미국의 바짓가랑이라도 잡을 수 있어야 한다.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같은 위기라면 그 정도의 결심은 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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