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사규명위, 유족농성에 동반사퇴

  • 입력 2002년 1월 14일 18시 06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양승규(梁承圭) 위원장과 상임위원 2명이 14일 동반 사퇴했다. 이와 함께 조사 과장 및 팀장 10여명도 동반 사직서를 제출해 사실상 위원회 운영이 마비 위기에 처했다. 양 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해 12월 유가족들의 위원장실 점거 농성과 비상임위원 3명의 상임단 교체 등을 주장하는 사퇴서 제출로 위원회 기능을 실질적으로 마비시킨 책임을 통감하고 위원장직을 떠난다”고 말했다. 김형태(金炯泰) 제1상임위원과 문덕형(文德炯) 제2상임위원도 이날 “진상 조사의 총책임자로서 위원장을 잘 보좌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고 사퇴한다”고 밝혔다.

양 위원장 등 상임단 3인은 15일 청와대에 공식으로 사퇴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상임단 3인이 사퇴를 공식 표명하자 조사과장 및 팀장들도 이날 오후 “상임단이 사퇴한 것은 밑의 실무진들이 제대로 조사를 하지 못한 탓도 있다”며 양 위원장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

위원회 실무를 담당하는 과장 및 팀장들이 사직서를 냄으로써 당분간 위원회 조사 활동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할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의문사유가족들이 위원장실에서 위원장의 조사 의지가 부족하다며 위원장 퇴진을 요구하는 농성을 벌인 이후 이날 상임단의 사퇴 표명과 실무 과장 및 팀장들의 집단 사직서 제출로 위원회는 또 다른 파행 위기에 봉착하게 됐다.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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