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헌병대 수사기록에는 사건 당일인 1983년 6월 18일 매복 근무를 나갔던 김씨가 소변을 본다며 근무지를 이탈한 뒤 오후 11시35분경 자신의 총기로 실탄 4발을 연속발사해 자살했으며 ‘끝’이란 제목의 유서를 남겼다고 기록돼 있다.
그러나 의문사위에 따르면 당시 김씨의 소속부대 주둔지인 ‘716OP’(현 통일전망대) 근무자들이 오후 6∼8시경 단발 총성을 들었고, 30분 뒤 사건현장에 나갔던 인사서무병 김모씨가 “날이 어둑어둑한 상태였다”고 진술했다는 것.
또 의문사위는 당시 김씨와 함께 근무를 나간 사병, 대대장 및 222보안부대 보안계장, 55연대 보안반장 등에 대한 조사를 통해 헌병대 수사기록상 사건장소와 이들이 지목한 장소가 다르다는 것도 확인했다.
이에 대해 의문사위는 사건 발생 시각과 장소를 헌병대가 조작했으며, 당시 보안사령부가 사건의 경위 조작을 묵인, 방조하는 것을 넘어 직접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의문사위는 “조사과정에서 경찰청 기무사령부(보안사령부의 후신) 국방부의 자료 비협조, 유관업무 종사자의 성실한 진술 회피 등으로 제대로 된 성과를 거둘 수 없었다”며 “출석거부, 위증, 자료 비제출 등에 관한 조치 강화가 절실히 요구된다”고 밝혔다.
의문사위는 9일 오후 2시 기무사를 방문해 ‘사망사건보고서’ 등을 확보하기 위한 실지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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