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중위 사망시각 세번 수정』…３５분이상 달라져

김훈(金勳)중위 사인 재수사에 착수한 국방부 특별합동조사단이 핵심 의혹들에 대해 수사 초점을 맞춘 가운데 특히 국회 국방소위가 제기한 김영훈중사(28)의 당시 알리바이(현장부재증명)의혹이 어떻게 규명될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방소위는 김중사의 알리바이와 함께 사망현장에서 발견된 권총의 사용자 및 시체에 대한 법의학적 판단 등을 주요 의혹으로 꼽았다. 그러나 이들 의혹사항에 대해 군수사당국과 유족은 물론 법의학자들 사이에도 주장 및 해석이 엇갈려 수사가 단시일에 끝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중위의 사망시간에 대해 유족은 전역병들의 증언을 토대로 오전10시35분에서 11시 사이로, 군검찰은 1군단 헌병대 수사자료를 토대로 오전11시50분∼12시20분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군검찰은 김중사의 알리바이와 관련해 그가 오전10시∼11시50분까지 소대장실에서 컴퓨터 워드프로세서 작업을 했다고 발표했지만 유족은 컴퓨터를 확인한 결과 워드작업이 오전9시56분에 끝난 것으로 기록돼 있어 김중사의 알리바이가 조작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의혹이 풀리지 않기때문에 김중사의 행적을 중시하지 않을수 없다는 입장.

유족과 국방위 소위원회는 현장에서 발견된 권총(총번1140865)이 김중위가 아닌 김모상병의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판문점 근무를 위해 투입되기 직전인 2월14일자 총기수불대장에 따르면 김중위는 자신의 권총(총번 1140862)을 2월14일 찾아갔으며 그 후에 반납한 적이 없으므로 누군가 김상병의 권총으로 김중위를 쐈다는 것.

그러나 군검찰은 김중위가 사건 당일 자신의 권총이 고장나 김상병의 권총을 대신 갖고 있었다며 2월20일자 총기수불대장을 제시하고 있지만 유족은 변조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필적감정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중위가 권총을 머리에 밀착시킨 채 발사해 자살했다는 1차 수사결과에 대해 재미 법의학자 루이스 노(한국명 노여수)박사가 이의를 제기하자 군검찰은 머리에서 약간 떨어진 상태에서 쏜 근접사라고 수정했다.

또 김중위의 사망시각이 상급부대에 보고되는 과정에서 세번이나 바뀐 것으로 밝혀져 김중위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사고 당시 상황보고선상에 있었던 현역장교의 증언으로 확인됐다.

이 장교는 “김중위가 사망한 24일부터 3일 동안 사단 군단 육본검찰부에서 사단급 부대에 전파한 세 차례의 상황보고서에서 김중위의 최초 사망시각이 각각 35분 이상 차이가 났다”고 밝혔다.

그는 통상 군부대의 각종 사고는 발생 직후 상급부대에 ‘최초―중간―종결’의 3단계 보고절차를 거치는데 각 단계별로 사고원인 분석에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발생시각 장소 등 가장 중요하고 기초적인 사실이 세차례나 번복되는 것은 군지휘계통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보고서들은 군사령관에게 보고되기까지 예하부대에서 적어도 10번 이상의 확인과 교열작업을 거친다”며 “가장 기초적인 사망시각이 사흘에 걸쳐 35분씩이나 차이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송상근·윤상호기자〉songm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