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난민차원서 해결"…정부 외교노력 강화키로

  • 입력 2000년 3월 29일 23시 48분


정부가 탈북자문제를 국제법상 ‘난민’ 차원의 문제로 접근해 해결할 방침인 것으로 29일(현지시간) 알려졌다.

장만순(張萬淳)주제네바대표부 대사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이날 열린 제56차 유엔 인권위원회에 정부수석대표로 참석해 제3국에 체류하는 탈북자 문제와 관련해 “빈곤 기아 질병으로 많은 사람들의 생명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며 “특히 난민으로 간주되는 사람들에 대하여는 난민협약과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필요한 보호가 제공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정부가 탈북자를 ‘난민’ 문제로 접근해 국제사회의 협조를 끌어내는 외교적 노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져 주목된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해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로부터 난민지위를 인정받은 탈북자 가운데 최근 송환된 7명 외에는 북한으로 송환된 사례가 없었다”며 “이들도 중국과 러시아로부터는 난민인정을 받지 못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인정한다면 보호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장대사는 “본(한국) 대표단은 최근 UNHCR와 유럽연합(EU)을 포함한 많은 국가들도 인권차원에서 이들(난민으로 간주되는 사람)의 보호에 커다란 관심을 표명하고 있음을 유의하고 있다”고 말해 최근 북한으로 송환된 탈북자 7명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환기시켰다.

장대사는 북한을 겨냥해 “아직도 통제체제를 고수하는 일부국가에서 심각한 인권침해가 지속되고 있음을 개탄한다”며 “국제사회는 이들 국가의 인권상황에 계속적인 관심을 기울여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대사는 이어 “이산가족의 고통은 한반도 냉전구조의 비극적인 유산”이라고 지적한 뒤 “북한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베를린 선언에서 밝힌 이산가족의 상봉을 실현하기 위한 제의에 호응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북한측에서 이철 주스위스대사가 옵서버(참관인)자격으로 참석했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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