駐中日대사 “탈북자 대사관들어오면 쫓아내라”

  • 입력 2002년 5월 15일 01시 34분


아나미 고레시게(阿南惟茂) 주중 일본대사가 장길수군 친척 5명이 선양(瀋陽) 일본총영사관에 진입하려다 중국 경찰에 체포된 사건이 발생한 8일 오전 대사관 직원들에게 “북한을 탈출한 주민이 대사관에 들어올 경우 수상한 사람으로 간주해 쫓아내라”고 지시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교도통신이 14일 보도했다.

아나미 대사의 이 같은 지시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명백히 인권을 도외시한 처사여서 국제사회에 커다란 파문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아나미 대사는 이날 오전 10시(현지시간) 대사관의 정례 전체회의에서 직원들에게 “인도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생기면 내가 책임진다. (그들이) 들어와서 귀찮은 일이 일어나는 것보다는 쫓아내는 게 낫다”며 이같이 지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그는 이 같은 취지의 발언을 별도의 간부회의에서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주중 일본대사관은 선양 사건이 발생하기 전 선양 총영사관 측에 “(탈북자들이) 뛰어들어오는 것에 주의하라”는 지시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지시 내용에 ‘쫓아내라’는 내용이 포함됐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도쿄〓심규선특파원 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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