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탈북자 신병 넘겨라”

중국 정부는 28일 베이징(北京) 주재 한국총영사관에 들어간 탈북자 4명의 신병을 중국 측에 인도할 것을 요구했다.

쿵취안(孔泉)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을 통해 “국내법과 국제법에 따르면 중국주재 재외공관은 제3국민을 보호할 권리가 없다”면서 “우리는 한국대사관 측이 보호하고 있는 탈북자들을 우리에게 넘겨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중국 측의 이 같은 요구는 종전 탈북자들의 서방 공관 진입 사건과는 달리 상당히 강경한 대응 방침을 밝힌 것이어서 향후 처리 과정이 주목된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탈북자 문제에 관한 한 서방 공관과 한국공관에 차이가 있다는 중국 측의 주장을 인정할 수 없는 만큼 중국 측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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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17일 한국총영사관에 진입했다가 되돌아간 북한인 석모씨(35)가 27일 오전 10시35분경 총영사관에 다시 들어가 한국 망명을 요청했다(본보 18, 24일자 A1면 참조).

이로써 한국총영사관이 보호 중인 탈북자들은 23일 진입한 최모씨(40)와 24일 들어간 김모(35) 박모씨(30·여)까지 합쳐 4명으로 늘어났다.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석씨는 27일 오전 10시경 총영사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이름을 밝히면서 “총영사관에 들어갈 수 있느냐”고 물었고 총영사는 “17일에도 들어오지 않았느냐.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 들어오라”고 말했다는 것.

대사관 측은 석씨가 “17일 총영사관에 들어가 3차례나 망명을 요청했으나 총영사관 측이 이를 묵살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석씨는 ‘당시 총영사관에서 남자 직원에게 한 번, 여자 직원에게 두 번 망명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직원들이 못 들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해명했다. 또 “석씨는 당시 직원들이 자신을 강제로 총영사관 바깥으로 나가게 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걸어나갔다고 밝혔다”고 대사관 측은 덧붙였다.

석씨는 자신이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을 경호하는 호위총국 산하 평양시 삼석구역부대에 근무한 인민군 장교 출신으로 96년 9월 탈북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같은 해 10월 칭다오(靑島) 한국총영사관에 들어가 한국 망명의사를 밝혔고 97년 10, 11월 한국대사관 직원을 베이징 시내에서 만나 한국행을 요청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고 주장했다.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