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관영 신화통신만이 인터넷망을 통해 외교부 대변인의 기자회견 내용을 15일 내보냈다. 하지만 신화통신도 통상 외교부 대변인의 발표는 당일 브리핑이 끝나면 즉시 그 내용을 전세계로 타전해 왔다는 점에서 기자회견 하루 뒤에 인터넷판에만 이를 보도한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특히 이는 지난달 선양(瀋陽)주재 일본 총영사관에 들어간 탈북자를 중국 공안이 강제 연행했을 때 일본 영사의 동의로 중국 공안이 총영사관 관내로 들어갔다는 외교부 대변인의 발표를 중국 언론이 일제히 보도한 것과 대비된다.
베이징(北京)주재 외신 기자들은 이와 관련해 "당시 기자회견장에 참석했던 중국 기자들도 보도 여부를 놓고 상당히 고민하는 모습이었다"면서 "특히 중국측 보안요원이 한국총영사관에 들어가지 않았다는 류젠차오(劉建超) 대변인의 상황 설명은 설득력이 약했다"고 말했다.
류 대변인은 당시 외신기자들의 질문이 거듭되자 "한국측 보안요원이 가짜여권을 보이며 영사관에 진입하려는 신원불명자 2명을 저지한 뒤 우리측 보안요원에게 손을 흔들어 협조 요청을 해 영사관 문 앞에서 한명을 데려나왔을 뿐"이라면서 "만약 우리측 보안요원이 영사관 구내로 들어갔다면 2명 다 데려나왔을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한국측은 설령 탈북자들이 한국측 보안요원에게 저지당했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배치된 입구 자체가 영사관 구내이므로 탈북자들이 영사관에 들어온 것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중국측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해 중국측은 이날 현재까지 한국측과 전혀 접촉하지 않고 있다.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토,일요일이 휴무인데다 중국측이 자신들의 정당성을 강변하고 나선 만큼 단기간에 접촉 의사를 밝히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이번 주에나 양측간 협상이 시작될 것 같다"고 말했다.
베이징=황유성 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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