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 법사위 이민소위는 21일 아서 듀이 국무부 난민담당 차관보와 연방기구인 국제종교자유위원회의 펠리스 개어 위원장, 탈북자 구호활동을 벌이는 독일인 의사 노르베르트 폴러첸 박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청문회를 열고 탈북자 문제의 해결 방안을 모색했다.
샘 브라운백 상원의원은 탈북자들에게 난민 지위를 부여해 미국으로 받아들일 것을 촉구했고, 케네디 상원의원은 중국의 탈북자를 위한 난민 보호 캠프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미국이 매년 받아들이는 일정수의 국제 난민 속에 탈북자들을 포함시키고 이를 위한 세부 사항은 행정부가 마련토록 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종교자유위의 개어 위원장은 중국이 유엔 난민협약 등 국제규범을 준수, 탈북자들을 북한에 강제 송환하지 못하도록 미국이 압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듀이 국무부 차관보는 “미국 외교관들은 자신들의 공관에 진입한 망명 신청자들에게 망명을 부여할 권한이 없다. 미국법에는 미국 영토 내에 들어온 사람들만 망명을 신청할 수 있으며 제3자가 대신 망명을 신청할 수 없게 돼 있다”고 말해 미 행정부의 기본입장을 되풀이해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탈북자문제에 대한 의회와 인권단체들의 관심은 쉽게 사그라질 것 같지 않다.
20일엔 마크 스티븐 커크 하원의원이 헤리티지 재단 초청 연설을 통해 “미국은 탈북자들에게 임시보호지위(Temporary Protected Status)를 부여해 이들이 미국에 체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TPS는 무력충돌 환경재앙 등으로 인해 본국에 돌아갈 수 없는 외국인들을 일정 기간 미국에 체류시키고 취업도 할 수 있게 허용하는 제도. 90년부터 시행된 TPS의 적용 대상 국가들은 엘살바도르, 니카라과, 소말리아, 수단 등 9개국이다. 커크 의원은 탈북자의 90%는 한국이, 5%는 미국이, 5%는 일본 캐나다 유럽이 각각 수용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인권단체 관계자들도 “탈북자는 개인적인 망명사유를 따지지 말고 북한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미 대사관이나 영사관에서 망명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 하원과 상원이 14일과 19일 중국에 대해 탈북자 강제 송환을 말도록 요구하는 결의안을 각각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것도 이 문제에 대한 미 사회의 점증하는 관심을 반영한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과 노력은 미 행정부의 방침과는 사뭇 다른 것이어서 앞으로 이 문제를 놓고 의회와 행정부간에 큰 논란이 예상된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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