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탈북자에 대한 중국정부의 시각이 크게 잘못됐다. 중국정부는 탈북자들을 ‘불법으로 국경을 넘은 사람들’로 규정하고 있으나 그렇게 간단히 단정할 사안이 아님은 국제사회가 다 알고 있다. 탈북자 문제는 탈북자들의 탈북 동기와 처한 상황을 보면 단순히 ‘법’ 차원이 아닌, 인간의 근본적인 생존권과 직결되어 있다. 각종 단체들이 자발적으로 탈북자들을 돕고 있는 것도 바로 그 같은 탈북자 문제의 본질 때문이다.
중국이 북한과의 관계 때문에 탈북자들의 인권을 의도적으로 외면한다면 큰 나라답지 않은 속 좁은 행동이다. 중국정부는 강제 송환 당한 탈북자들이 북한에서 어떤 대우를 받고 있는지 자세히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탈북자를 처리하고 있다는 중국정부의 주장을 어떻게 신뢰하겠는가. 리빈(李濱) 주한 중국대사는 20일 한 조찬 강연회에서 한중관계의 발전을 평가하면서 “절대 소수의 사람들이 이런 발전을 원치 않는다”며 탈북자 지원 민간단체를 강하게 비난했다. 그러나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려는 그들의 활동이 비난만 받을 일인가.
더구나 진정으로 한중간의 발전을 위한다면 중국정부는 탈북자 문제를 ‘북한적 시각’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한국과의 관계도 고려하는 균형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한국정부의 태도도 이해할 수 없다. 일방적으로 탈북자 문제를 처리하고 있는 중국에 대해 왜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는가. 한국과 중국 그리고 북한간의 미묘한 삼각관계 때문에 눈치만 보고 있는 건가.
탈북자 문제는 싫든 좋든 이제 이해 당사국들이 공동으로 해결해야 할 외교현안으로 부상했다. 한국정부는 중국정부에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탈북자 문제를 거론해야 한다. 탈북자들도 틀림없는 한민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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