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는 중국 공안에 체포된 탈북자 7명이 단식투쟁을 한다는 소식이 알려졌을 때부터 실수를 저질렀다. “별 것 아니다”며 “강제송환은 없을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않고 근거 없는 낙관론을 편 것이다.
중국과의 협상도 국민을 우롱하는 수준이다. 반기문 외교부 장관은 3월 말 베이징에서 중국 외교부장을 만나 협조를 요청한 뒤 “탈북자들이 북송되지는 않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으나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중국이 한국 장관의 요청을 그토록 가볍게 생각한다는 것이 아닌가. 탈북자 대책뿐 아니라 대중(對中)외교 자체의 신뢰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중국에 잠입한 수많은 탈북자들은 남한을 ‘조국’으로 생각하고 서울로 오기 위해 눈물겨운 투쟁을 하고 있다. 그런 탈북자를 ‘두 번 죽이는 실수’를 저질렀으니 외교부는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혹독한 박해를 받을 것이 뻔한 단식투쟁 탈북자를 북한으로 강제 송환한 중국의 비인도적 처사 또한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중국을 탓하려면 외교부가 먼저 탈북자를 동족으로 생각하고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외교부가 뒤늦게 주한중국대사를 불러 항의했다지만 우리가 방치하는 탈북자를 중국이 무엇이 아쉬워 제대로 보살피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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