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와 서울시가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민주당 김희철 의원에게 제출한 ‘도시·주거환경정비기금 운영 현황’에 따르면 9월 10일 현재 적립기금 3조8793억 원의 집행 실적은 2조2262억 원(57.3%)이었다.
이 중 기금 조성 규모가 3조1779억 원으로 가장 큰 서울시는 2조1505억 원(67.7%)을 집행했다. 그러나 대구시, 광주시, 울산시, 경기 수원시 등 10곳의 경우 기금 조성 이후 정비사업을 지원한 실적이 한 건도 없었다.
또 집행 목적이 포괄적이어서 조성 취지에 맞지 않게 기금을 활용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집행한 2조1505억 원 가운데 44.5%인 9565억 원을 시의 ‘재정투융자기금’에 예탁해 다른 사업에 전용할 수 있게 했다. 지방채 상환에도 1900억 원을 사용했다. 경기 고양시, 전북 전주시, 충북 청주시 등 5개 시는 아예 법정적립금을 쌓지 않아 기금조성액이 없었다.
해당 지방자치단체들은 기금 적립 규모가 아직 충분하지 못하고 정비사업도 본격화되지 않아 기금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지자체의 재정 상태가 여의치 않거나 기금 설치의 취지를 이해하지 못해 기금의 구색만 갖추거나 아예 적립하지 않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