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3일부터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 파면 요구의 정당성을 알리기 위한 대국민 선전전에 들어가면서 노 대통령이 국회 정상화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노 대통령이 MBC 라디오 프로그램 ‘여성시대’에 출연하는 5일이 대여(對與) 협상 재개 여부를 가름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나라당은 일단 소속 의원들이 지역구에서 주민들을 상대로 이 총리 파면 요구의 정당성을 알리며 투쟁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대국민 선전전 일정을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리는 ‘이 총리 해임 촉구 및 규탄대회’까지만 잡은 것도 이 같은 상황변화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임태희(任太熙)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노 대통령이 5일 방송에 출연해 또 어떤 충격 요법으로 승부수를 던질지 궁금하다”며 “계속 민생 파탄을 외면하고 야당과 언론을 공격한다면 이제 국민이 용서치 않을 것”이라며 여권을 압박했다.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총리 해임건의안 제출 등 향후 대응은 여권의 태도를 봐가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노 대통령이 5일 국회 정상화의 명분을 ‘충분히’ 제공할 것이라는 관측은 그리 많지 않다. 남경필(南景弼)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와 만나 “탄핵 정국 때도 노 대통령은 더욱 야당을 자극해 야당에 불리한 상황을 유도했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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