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朴槿惠) 대표는 성명서 발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총리가) 사과한 것 아니냐”며 “등원 여부는 10일 의원총회에서 결정할 것이며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고 국민만 바라보고 (정치)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태희(任太熙) 대변인도 “큰 틀에서 정치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선 냉랭한 반응도 적지 않았다. 직접 사과도 아니고 성명서 한 장 달랑 발표한 것이 무슨 사과냐는 것이다.
대여 강경파인 홍준표(洪準杓) 의원은 “이 총리 말 한마디 들으려고 그동안 국회를 공전시켰느냐”며 “이런 총리가 이끄는 내각과 어떻게 국정을 논의할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지도부라고 해서 이 총리에 대한 불만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는 박 대표와는 달리 “진솔한 사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고 전여옥(田麗玉) 대변인은 “이 총리는 속이 좁다. 분명한 사과를 하면 되지 머리를 써서 애매하게 했다”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지도부가 등원을 고려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여권의 ‘성의 표시’가 더 이상 나오기 힘들고 이 총리가 어떤 식으로든 사과한 상태에서 계속 등원을 거부할 경우 여론의 역풍이 우려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내키진 않지만 달리 뾰족한 수도 없는 만큼 일단 등원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박 대표 등은 이날 밤 소속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등원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강경파 의원들은 10일 의총에서 “여권의 꼼수에 말려들고 있다”며 조기 등원에 적극 반대할 조짐이어서 강온파간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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