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내에서는 국회 공전에 대한 비난 여론을 부담스러워 하면서도 한나라당의 비이성적인 요구에 더 이상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강경 기류가 아직 우세한 편이다.
2일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 주재로 열린 원내대표단 회의가 끝난 뒤 전병헌(田炳憲) 부대표는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 오래 갈 것 같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이해찬 총리의 파면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총리가 먼저 사과나 유감 표명을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총리가 먼저 사과하지는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이날 이종걸(李鍾杰) 원내수석부대표를 통해 “한나라당이 등원할 경우 이 총리가 적절한 수준의 유감 표명을 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한나라당측에 전달하는 등 물밑 접촉을 계속했다.
특히 당 지도부는 민주노동당 민주당 자민련 등 야3당이 요구한 ‘양당 대국민 사과후 국회 정상화’ 제안이 합리적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꼬인 정국을 풀기 위해서는 양측이 동시에 ‘화해의 손’을 내미는 해법이 현실적이라는 인식에서다.
당에서는 한나라당이 ‘색깔론’ 공세를 사과한다면, 국회 파행에 대해 적절한 수준의 대국민 사과를 하도록 이 총리를 설득한다는 입장이다.
박영선(朴映宣) 원내대변인은 “몇몇 의원들이 1일 이 총리에게 한나라당의 ‘좌파 공세’에 대한 총리의 뜻이 충분히 전달됐으니 대승적 차원에서 유감표명을 하는 게 어떠냐고 건의했다”며 “이 총리는 이에 대해 ‘생각해 보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결국 열린우리당은 여전히 한나라당의 선(先) 등원이 정상화의 전제라는 입장인 셈이다.
이 훈기자 dreamland@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