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건의 본질은 괴문서의 내용대로 장성 진급 인사에 실제로 부정 비리가 있었느냐는 점과 이번 일에 혹시라도 집권측의 ‘군 길들이기’ 의도가 개입된 것은 아닌가 하는 점이다. 아직 구체적 정황이 포착된 것은 없지만 군 당국과 집권측은 두 가지 측면 모두 국민의 의혹을 씻어 줘야 할 책무가 있다.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정부와 군이 함께 상처를 입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먼저 이 같은 인사 잡음이 나오는 데 대해 육군 수뇌부는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그동안 육군은 ‘철저한 심사로 장성 인사에 부정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고 주장해 왔지만 괴문서는 진급 대상자의 실명(實名)을 들어 가며 ‘×별 돈별 식모별’이라고 매도했다. 군 검찰이 나선 것을 보면 전혀 근거 없는 주장은 아닐 개연성이 크다. 군 당국은 철저한 수사로 인사 비리가 더는 발붙일 수 없도록 해야 한다. 익명의 투서자를 반드시 색출해 내야 함은 물론이다.
이번 수사가 ‘군 길들이기’ 차원의 과잉 조치라는 일각의 비판도 간과할 수 없다. 그동안 군 수뇌부가 군 검찰 개혁에 부정적이었던 점, 이번 일이 5월 육군대장 구속에 이은 파격 조치라는 점 등을 감안할 때 그렇게 볼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어제 윤광웅 국방장관이 ‘군 수뇌부 갈등설’을 부인했지만 만에 하나 집권측이 그런 ‘의도’를 갖고 있다면 이는 오히려 안보 핵심 조직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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