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의혹 핵심 권광진-왕영용-전대월 대질검토

  • 입력 2005년 5월 3일 03시 08분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홍만표·洪滿杓)는 2일 박상조(朴商兆) 전 철도교통진흥재단 카드사업본부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박 씨는 구속된 왕영용(王煐龍) 한국철도공사 사업개발본부장과 공모해 사업성이 없는 러시아 유전개발 투자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해 철도공사에 약 50억여 원의 손실을 입힌 혐의다.

검찰은 이날 러시아 유전개발 투자 사업의 최초 제안자인 권광진(權光鎭) 쿡에너지 대표를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유전개발 투자 사업을 추진하게 된 배경과 정치권 배후 의혹 등을 둘러싸고 사건의 핵심 인물인 왕 씨와 전대월(全大月) 전 하이앤드그룹 대표의 진술이 서로 달라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권 씨를 3번째 소환했다.

검찰 관계자는 “사건 당사자들이 서로 자신한테 유리한 부분만 확대해서 포장을 하는 거짓말 경쟁을 하고 있다”며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권 씨와 왕 씨, 전 씨 등 3명을 대상으로 3자 대질 조사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전개발 투자 사업의 정치권 배후 의혹과 관련해 왕 씨는 검찰 조사에서 “김세호(金世浩·현 건설교통부 차관) 철도청장 등에게 보고할 당시 그가 사업 내용을 잘 알고 있어 열린우리당 이광재(李光宰) 의원에게서 전화를 받은 것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전 씨는 “이 의원의 소개로 허문석(許文錫·지질학자·해외 체류) 씨를 처음 만날 때 이기명(李基明) 씨 사무실에서 함께 만났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이에 대해 이 씨는 “전 씨가 내 사무실에 온 적이 없다”며 “‘이기명하고 차 한 잔 마셨다’고 떠들고 다닐까봐 모르는 사람은 절대 내 사무실에 출입시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검찰은 유전사업과 관련된 기초 사실 관계를 확인한 뒤 사업 추진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 씨를 소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씨에 대한 조사를 배제하진 않지만 현 단계에선 단정할 수 없다”며 “다른 사실이 규명되면 다음 단계에서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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